한낮의 날씨는 벌써 초여름처럼 더위를 느끼게 한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봄비도 자주 내렸고, 기온도 높은 탓인지 식물의 생장 속도가 유난히 빠른 듯하다. 매일 아침 산에 오르면서도 빠르게 변하는 숲의 모습에 하루하루가 그저 새롭기만 하다.
아내는 오늘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의 시험 감독을 다녀왔다고 한다. 지금은 한 학급의 학생수라야 서른 명 안팎이니 선생님 혼자서 시험감독을 못할 것도 없지만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아진 탓인지 각급 학교에서는 부정행위 방지 및 공정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한 학급의 학생수가 60명을 넘나들었으니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와 다름 없었다. 시험을 치를 때에도 다른 학년의 학생 절반이 옮겨와 분단별로 섞어 앉기는 했지만 틈새를 노린 컨닝은 여전히 성행했었고 말이다.
4월이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바쁜 일이 몰려 있었던 것도 아닌데 몸도 마음도 분주하였고 쉬이 지치고 피곤했었다. 그런 상태로 월말을 맞다 보니 그동안 미뤘던 일을 처리하느라 허둥지둥 정신이 없었다. 밀린 리뷰를 쓰는 것도 그중 하나였고, '리뷰를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또 미뤄진 상태다.
머리도 식힐 겸 인터넷 포털의 뉴스를 보다 보니 아직 실행도 하기 전에 있는 '김영란법'의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당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기사를 읽어 보니 비단 여당만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닌 모양이었다. 야당도 적극적으로 주장만 안 하고 있을 뿐 내심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라는 듯한 눈치였다. 부패척결을 완화해야 경제가 산다는 논리는 듣다 듣다 처음 들어본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명절이면 선물 보따리가 산을 이루는 지경인데 그걸 막는다면 아깝긴 할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닌 듯했다. 가뜩이나 여기 저기 뜯어 고쳐 누더기로 통과된 '김영란법'이 경제위축을 이유로 실행도 되기 전에 또 손을 볼 기세다.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