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를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았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껏 수차례 겪어왔던 것처럼 이제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 사람들만의 리그가 시작된 것이고, 또 우리는 우리들만의 리그를 계속해야 하는 것일 뿐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은 없다. 간혹 누구를 찍었느냐, 어느 당을 찍었느냐 묻는 사람이 있었다. 선거도 다 끝났는데 그걸 알아서 무엇에 쓸 것이며, 그걸 안다고 그와 나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거나 더 나빠질 것도 아닌데 굳이 그걸 알고 싶어 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그래도 이번 선거의 결과가 나에게 고무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다른 선거에 비해 지역색이 어느 정도 옅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호남과 영남의 지역색은 여전하였지만 야당이든 여당이든 자신들의 텃밭에서 상대당의 후보자가 몇 명 당선되었으니 다음 선거에서는 그들도 조금은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

 

정작 웃기는 건 정치인들이 아니라 선거 결과에 대한 여러 언론의 분분한 분석이었다.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제멋대로 분석하다 보니 동일한 결과에 대해 내놓은 분석은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우리나라 언론은 항상 정권에 빌붙어 살아왔으니 다음 정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가장 웃겼던 건 비로소 전국 정당이 된 더민주의 약진을 말하지 않고 호남에서 국민의당에게 의석을 잃은 것만 말한다는 점이었다. 호남에서 의석을 잃었던 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을 물갈이 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공천에 개입도 하지 않은 문재인 전 대표로 상정하는 것은 권력의 욕심에 한껏 눈이 먼 김종인 대표와 우리나라 언론의 합작품이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선거는 끝났고, 우리의 삶은 무엇 하나 달라진 것 없이 계속되겠지만 그들만의 리그를 보면서 또 일희일비 할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것이다. 한 번의 회오리처럼 몰아쳤던 선거 열풍과 확성기 소음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니 여간 속 시원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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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4-1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속이 시원하네요 ㅡ그들의 리그 라는 말 ㅡ일견 공감도 가고요! 그러면서도 지켜봐얄 과제 이기도 ..하고~

꼼쥐 2016-04-14 17:38   좋아요 1 | URL
꾸준히 지켜보아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죠. 지금이 요순시대처럼 태평성대는 아닌 까닭에...

[그장소] 2016-04-15 02:09   좋아요 0 | URL
흐흣 ㅡ요순 ㅡ시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