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야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한번쯤 열광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시즌 한화는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었다. 점수를 먼저 내주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적절한(혹은 잦은) 투수 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기는 법을 터득한 한화, 사람들은 그들을 가리켜 '마리한화'라 불렀다.

 

야구용어 중에는 '본헤드플레이(Bonehead Play)'라는 게 있다. 주루 플레이나 수비에 있어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타이거 우즈가 더블보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요즘은 더블보기가 너무 잦아서 본헤드플레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면이 있다.) 본헤드플레이는 비단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신인 선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노련한 선수라 할지라도 요즘처럼 날씨가 무덥고 피로가 누적되면 필수적으로 본헤드플레이가 나오게 마련이다.

 

군에서는 주로 이등병이 본헤드플레이를 한다. 그럴 때 같은 내무반의 고참은 이렇게 따라 하라고 시켰다. "내가 왜 이럴까? 사회에 있을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하는 말을 내무반원이 모두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따라 하도록 시켰던 것이다. 어찌나 치욕스럽고 화가 나던지... 이런 본헤드플레이는 짬밥이 높아지면서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병장이 될 때까지 이등병의 본헤드플레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병사가 종종 있었다. 군에서는 그들을 두고 '고문관'이라 불렀다. 한번 '고문관'이라 찍힌 병사는 계급이 낮은 병사들도 그를 고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어제는 여당의 대표진과 청와대의 회동이 있었나 보다. 그 자리에서 여당의 대표는 '대통령과 한 몸'이 되겠다는, 듣기에 따라서는 심하게 야한 19금 발언을 한 모양이다. 고등동물인 인간이 자웅동체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말로 먹고 사는 국회의원들도 가끔은 이렇게 본헤드플레이를 한다. 군대의 이등병이나 피곤에 지친 야구선수들은 이해 못 할 것도 없지만 똑똑하다는 국회의원들이 막말이나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을 때, 그걸 두고 본헤드플레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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