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에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비가 내리더군요. 비를 보는 건 근 한 달만이었던 듯합니다. 그동안 어찌나 가물었던지요. 마치 우리나라가 갑자기 사막으로 변한 느낌이었습니다. 해가 지면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해가 뜨면 금세 뜨거워지는, 먼지바람 날리는 몽골 초원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오늘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탓도 있고, 날씨도 뜨거운 탓에 특별한 볼일이 없는 한 밖에 나갈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항상 그렇지만 처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다가 뭔 일이 터져야만 그때서야 허둥대는 걸 보면 우리나라의 행정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에 머물고 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건 몰라도 메르스 확산의 주범은 정부 당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것조차 미리 막지 못했으니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지요.

 

며칠 있으면 또 국무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겠군요. 이건 뭐 숫제 코미디와 다를 게 없지만 말입니다. 전임 국무총리처럼 이번 내정자도 부패척결을 말하고 있던데 그러다가 또 어느 날 갑자기 내정자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이 불쑥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국무총리도 길거리 캐스팅을 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싶어요.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옆에 가서 조용히 물어보는 거지요. "자네, 혹시 국무총리 해볼 생각 없나?"

 

야구 중계를 보면서 느긋한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6월이 시작되는군요. 세월, 참 빠릅니다. 곧 장마철이 시작될 테구요. 슬슬 졸음이 밀려올 듯해서 책을 펼쳐보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모든 게 귀찮아지는 나른한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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