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억을 잊고
딱 하루만 살아봤으면 좋겠다
저 순백의 눈발처럼
모든 집착을 버리고
그렇게 무심했으면 좋겠다

동짓달 시계 위로
눈은 내리는데...
12월의 하늘은
12월의 눈물
더하고 뺄 것도 없는
12월의 한숨

한발 다가서면
한발 물러서는
영원의 시간 속에
눈발처럼 하루가 부서진다
그 풍경 위에  또 한해(年)가 쌓일 때면

갓 태어난 아이처럼
침묵으로 빚은 그리움이
눈(雪)처럼 쌓였으면 좋겠다
숲으로 이어진
하얀 여백의 길을
처음인 양 자박자박 걸어봤으면 좋겠다
그 길을 따라 아스라히
시간의 시선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