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올렸던 시에 대한 여러 블로거 님들의 반응에 나조차도 놀라고 있다.
사실 예전에 썼던 자신의 글을 다시 읽는 것만도 머쓱하고 낯부끄러운 일이건만 나는 그저 블로거님들과 같이 추억을 회상할 계기를 마련코자 올렸을 뿐이었다.  내가 특별히 블로거님들의 반응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유치하다거나 그때는 참 순수했었다는 정도일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접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활동하는 두 사이트에 달린 댓글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랬다.
 
"정말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이시네요.
전 영~ 글 솜씨는 없어서 시를 써 보겠다는 생각조차도 못해 봤거든요.^^
그때의 멋진 시.. 부럽네요~ "

"이런 표현이 이상할지도 모르겠는데... 시가 너무 예뻐요. ^*^ " 

"이것 너무도 멋지고 아름다운 시 인데요..?? 이것 시인으로 등극하셔야 될듯 싶어요.."

" 글 솜씨로 그 당시 인기 많으셨겠습니다^^ 순수하고 풋풋한 마음이 그대로 보입니다~~ "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 시절 감성이 마구 피어 오릅니다."

"이런 멋진 별사를 받고 정말 아무 미련없이 떠나줄 여인이 어디 있을까 싶네요. 사랑을 보내는 이별의 노래가 아니라 사랑을 부르는 노래처럼 들리니 말이에요. "

"맘에 와닿는 것이 제 지난 상념들이 되살아나네요. 치기가 아니라 많이 생각하는 진정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해요."

" ^^;; 저의 그때는....풋내기였네요... 어리광 작렬에......하하~~ 이렇게 풍부한 감수성은 없었던 것 같아요...... "

"으윽~~~ ㅎㅎㅎ 꼼쥐님 오늘 정말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님의 글이 이렇게 스멀스멀 올라오다니요. ㅎㅎ
이런 연시도 쓰시고요. 그래도 나무라지 마시와요. ^^
편안한 주말되세요. "

"저도 본가 가서 예전에 쓴 글 찾아봐야겠네요.ㅎㅎ
그 때의 순수한 느낌이 전해져서 저도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 살아나네요. "

"맞습니다...그땐 그랬습니다...그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느 누군가에게 제가 그런 사람였던것 같네요. ㅎㅎ
세월 지났어도 예전 알던 사람들 다 건강하고 혹 떠올라도 그랬었다는 그런 추억이길 바래져요. "

"언젠가 시인으로 등극하세요..그럼 전 영원한 팬으로 한자리 차지하렵니다."

사실 나는 시를 자주 쓰지도 않을 뿐더러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대학 시절 친구 L이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시가 부족하다며 그동안 써놓은 시가 있으면 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 조금 낫다 싶은 것을 추려 그 친구에게 주었는데 그 친구의 시풍에 맞게 고쳐져(개작에 가깝다) 몇몇 시들이 시집에 실렸었다.  나는 지금도 그 친구에게 주었던 시의 초안을 간직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도, 인터넷에 공개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시에 대한 경험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나의 블로그에 시의 형식을 빌린 글들을 올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종의 놀이요, 소일거리에 불과하다.  시집에 실렸던 것은 아니지만 낙서 비슷하게 쓰여진 옛 글을 접할 때 재미삼아 올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대학에서 국문학과 과목을 수강했던 것은 '문예 비평론'이 다였던 내가 낙서처럼 끄적였던 글에 대한 여러 블로거님들의 반응에 그저 놀랍고 얼떨떨하다.
이런 반응을 기대하며 가끔 예전에 썼던 글을 올려보면 어떨까? 하는 황당한 욕심을 갖게 해주신 여러 블로거님들의 댓글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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