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목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것, 고개를 숙여 키 작은 풀과 작은 생명체를 관찰하는 것은 목이 유연하지 못하면 하기 어렵다.
하시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도록 목의 유연성을 유지하려면 먼저 마음이 부드러워져야 한다.  나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나이든, 지위든)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는 것,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시선을 맞추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은 모두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마음이 목으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목이 뻣뻣하다거나, 이유없이 아프면 내가 얼마나 경직된 삶을 살고 있는지 내 마음을 찬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목이 부드러워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의 은유와 같아서 우리에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어있다는 것을 드넓은 하늘을 보며 깨닫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때로는 하늘과 땅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인간에게서 얻지 못하는 따뜻한 위로를 얻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가슴으로 전해지는 진심어린 위로는 아무런 대가 없이 거저 얻는 것이지만, 그런 위로와 격려를 통해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내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찾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길을 잃고 헤매며 원망과 시름의 나날을 보냈던 때는 모두 내 시야가 좁아졌을 때였다.  내가 보는 것은 오직 내 눈높이의 사물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해나 달을 보기보다는 가로등을 보고, 키 작은 풀과 작은 생명체를 보기보다는 수없이 많은 자동차와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예술 작품을 제외하면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은 삶의 위안도, 현명한 대답도 제공하지 못한다.  시선을 돌려 자주 보지 못했던 것을 바라보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위안과 용기가 되는 것이다. 
태풍 뎬무가 지나간 하늘.  그 구름 사이로 여전히 빛나는 별이 내가 가야 할 길을 비추어 주리라 나는 믿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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