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음악편지 - 교양 있는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동화 지식을 여는 아이
신경애 지음, 조현경 그림 / 주니어중앙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동화를 읽었다.
실생활과 밀접한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와는 달리 동화나 시를 읽으면 어린 아이의 순수한 눈빛으로 되돌아 가는 느낌이다.  머리도 마음도 평온한 휴식을 취하는 듯 한없이 평화롭다.  
이 책의 부제는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동화>라고 적혀 있다.
대중가요와 팝에 익숙한 아이들이나 클래식 음악에 거북함을 느끼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클래식과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작가는 바랐으리라.  책 읽는 것과 음악 듣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음악만 들으면 하품을 하는 장난꾸러기 훈이는 어느 날 예술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누나 현이를 따라 엄마와 함께 현이의 학교를 구경하러 간다.  그다지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하였던 훈이는 컴퓨터 게임이나할 요량으로 들어선 학교 도서실에서 자물쇠가 달린 먼지투성이의 책을 한 권 줍게 된다.  제목도, 지은이도 없는 이상한 책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꺼냈을 때 누나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자 표지에는 신기하게도 <쇼팽의 음악편지>라는 글자가 새겨지는가 하면 잠겨 있던 자물쇠가 저절로 열리고 책갈피 사이에서 한 장의 시디가 빠져나왔다.
공중에서 빙빙 도는 시디에서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쇼팽의 영혼이 나타나 훈이에게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작곡한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1810년에 태어나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바르샤바에서 성장한 프레데리크 쇼팽.  피아노 연주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 채 오스트리아 빈으로 그리고 프랑스 파리로 떠돌며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불운한 삶.  사랑했던 연인 마리아와의 이별 그리고 쇼팽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조르주 상드와의 만남.  섬세하고 연약했지만 불꽃같은 예술혼으로 삶을 불태웠던 피아노의 시인 그리고 결핵으로 점철된 불운했던 생애와 조국 폴란드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위대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살았던 쇼팽의 삶과 음악 이야기를 듣게 된 훈이는 이제 음악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되었다.

내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 만난 한 선배형 때문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으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음악 감상에 무슨 공부가 필요하랴 싶겠지만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잘 알아야 하듯 클래식도 그랬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피아노 소품이나 바이올린 소품서부터 관현악곡과 성악곡의 감상에 이르기까지 나는 그 순서를 밟아 <클래식 백과 대사전>을 밑줄을 그으며 공부했었다.  그리고 짬이 나면 KBS 제1FM을 들으며 내가 공부한 내용을 떠올리며 그 리듬을 되새겼다.  그렇게 반복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토록 멀리하던 클래식과의 간격은 점차 좁혀졌고 선배형과  연주회에도 동행하게 되었다.   음악은 리듬의 언어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며 박자의 붓으로 그리는 풍경이다.  그 숨겨진 언어를 이해하면 아름다운 풍경과 감동적인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영혼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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