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에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 'XX녀' 또는 'XX남'이라는 말이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나의 눈에 거슬리는 말은 '품절녀' 또는 '품절남'이다.
'품절'의 사전적 의미는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을 말한다.
즉, 품절이라는 표현은 물건에 해당하는 것이지 사람을 지칭하여 쓰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이 일상의 언어로 공공연히 쓰이는 데에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하겠다.
철부지 아이들이 뜻도 모른 채 쓰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회 순기능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기자들마저 이런 말을 쓴다는 것은 무식하기 그지 없는 짓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을 무시하고 사람을 물건에 빗대어 지칭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만일 이것이 허용된다면 인간의 탄생을 '신상품 출시' 또는 '제품 출시'라고 해야 옳으며, 인간의 죽음은 '폐기 처분'이라고 불러야 할까?
이혼남이나 이혼녀는 '반품남' 또는 '반품녀'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면 재혼남, 재혼녀는 '중고남','중고녀'로 불러야 할까?
신성한 생명이 탄생한 자리에서 신상품이 출시되었다고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무리 물질만능의 사회로 변화하여 사회 구성원이 부품화 되어가고 있다 한들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이런 한심한 작태마저 용인되는 우리 나라의 국민들은 너그러운 것인지 아니면 무식한 것인지......
그 일차적인 책임은 무식한 정부와 지도층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