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게 불던 칼바람의 기세가 오늘 낮부터 조금 누그러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한파가 길게 이어지고는 있지만 인간 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추위 속에서도 우리는 몇몇 반가운 소식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불가능한 것으로만 보였던 주가지수 5000을 가볍게 돌파하였다는 소식과 내란범에 대한 사법부의 단죄가 마냥 느슨하게만 보여 답답했는데, 재판부 역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반 국민과 같은 생각을 갖고 같은 눈높이에서 내란범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재판 결과를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검찰이나 사법부는 재임 기간 중에 받을 수 있는 국민의 신망이나 존경보다는 퇴임 후에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사적 이익에 더 많은 관심을 두어 왔던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고위 공직자나 재벌이 저지른 비리에 대해서는 적당히 눈을 감아왔고, 이를 통하여 소위 엘리트 그룹의 부정부패는 공고히 유지되었던 것입니다. 판사나 검사 역시 퇴임 후에는 그들 그룹에 소속되어 막대한 부를 획득하는 것은 물론 인맥과 교류 속에 대대손손 권력과 부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정의의 편에 선다는 건 어지간한 결단이 아니고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이인자였던 한 전 총리만 보더라도 온갖 비리에 대한 설이 무성했지만 단 한 번도 처벌되지 않고 지금껏 호의호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도 역시 엘리트 그룹의 일원으로 대접받았던 까닭입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을 담당했던 이진관 판사 역시 온갖 유혹과 회유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도 역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갈등이 없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한 전 총리가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하여 호가호위를 꿈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사법부의 정의와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질끈 눈을 감은 채 소수 엘리트 그룹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단 한 번 안면을 몰수한다면 자신은 물론 자손 대대로 탄탄대로를 걷게 될 텐데 그 유혹을 뿌리친다는 게 어디 쉽기만 했겠습니까. 그러나 이진관 판사는 정의와 이를 열망하는 국민 다수의 편에 섬으로써 퇴락하는 사법부의 신뢰를 다시 살렸음은 물론 국민의 염원을 일부 해소시켜 주었던 것입니다. 내란에 가담했던 모든 정황을 밝히고 그들 모두에 대한 처벌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답답했던 국민의 마음이 조금쯤 풀렸던 것은 사실입니다.
엊그제 시작한 것만 같았던 2026년 1월도 벌써 마지막 한 주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삶에서 겪게 되는 혹독한 시련 속에서 어떠한 희망도 스스로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아주 작은 희망을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난 일주일의 혹독한 칼바람 속에서 몇몇 따뜻한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용기는 우연히 발견된 작은 희망의 결합체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