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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로 대박나고 싶어요 - 성공적인 출간 데뷔를 위한 웹소설 작법 입문서
한윤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책의 제목 치고는 다소 촌스럽고 원색적이다. 잭팟을 터뜨리고 싶은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제목만 보면 웹소설을 써서 성공하고 싶은 저자의 욕망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막 웹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일반 독자를 부추기는 선동 구호 같기도 하다. 말하자면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성공 스토리를 웹소설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여기 여기 모이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책을 읽기만 해도 성공에 반쯤 발을 걸친 듯한 환상에 빠져들게도 한다. 내가 그렇게 읽었다면 제목을 선정한 출판사나 저자의 의도는 성공한 셈이다. 웹소설이란 게 바로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인간의 욕망이나 정서를 소설이라는 가상 세계를 통해 구현하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난 첫 출간 당시 '억대 수익을 찍는 거 아니야?'라며 설렜었다. 작가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출간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 하지만 내 첫 출간작은 억대 연봉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 작품을 준비했고 지금은 몇 년째 억대 연봉을 버는 웹소설 전업 작가가 되었다." (p.6 'Prologue' 중에서)
'성공적인 출간 데뷔를 위한 웹소설 작법 입문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현직 웹소설 작가인 한윤설이 들려주는 웹소설 작가 입문자를 위한 A to Z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 웹소설을 읽는 독자가 주변에서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변변한 웹소설 작법서 한 권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무척이나 반갑다. 현직에 있는 웹소설 작가가 웹소설 작가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를 세상에 내어 놓았기 때문이다. 1장 '독자를 부르는 웹소설의 시작', 2장 '성공을 부르는 웹소설을 쓰자', 3장 '출간을 부르는 웹소설을 기획하자', 4장 '돈을 부르는 웹소설을 출간하자', 5장 '평생 웹소설 작가로 생존하기', 마지막 '당신의 시작', 부록 '웹소설의 모든 용어를 모았다!'로 구성된 이 책은 웹소설 작가 입문자가 아니더라도 웹소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의 성격을 잘 설정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건 캐릭터의 서사다.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보려면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보게 되고 그걸 이해시키려면 서사, 즉 캐릭터가 살아온 삶이 필요하다. 캐릭터의 서사와 함께 성격을 설정해 보도록 하자. 캐릭터의 서사는 구체적일 필요는 없지만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시간을 겪었는지에 따라 현재의 성격이 나타나게 되니, 한 문장으로라도 정리해 두는 편이 좋다." (p.97)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웹소설을 단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어쩌다가 인기를 끌었던 웹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면 혹시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스마트폰을 통해 웹브라우저로 소설을 읽어 본 적은 없다는 얘기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던 데는 까닭이 있다. 여전히 생명을 유지하는 개체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나이기에 현재 유행하는 것들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하나의 의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마트폰 속에는 흥미로운 영상이나 사진 등 독자를 유혹하는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는데 그런 여타의 유혹을 뿌리치고 웹소설, 즉 문자 텍스트를 읽는 독자가 존재한다는 건 나로서도 꽤나 흥미로운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웹소설 작가를 굉장히 쉽게 생각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모든 직업에는 그만한 고충이 있다. 학교 다닐 때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있다. 전단지만 붙이면 돈을 준다고 하니 소위 요즘 말하는 '꿀알바'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함께 신이 나서 달려갔지만, 결국 한 시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돌아섰다. 쉬운 일이라는 건 없었다. 내가 쉽게 얕잡아 본 일만 있을 뿐이었다." (p.268)
한여름 뙤약볕에도 없던 모기가 요 며칠 비가 내리면서 활동이 왕성해졌다.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난 지도 한참인 것 같은데, 아침저녁으로 소소리바람이 부는 요즘 모기 입이 비뚤어지기는커녕 더없이 쌩쌩하기만 한 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 모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웹소설을 쓴다면 대박일까? 아니면 쪽박일까? 모르긴 몰라도 후자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모르는 일이다. 어느 날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작가가 우리 앞에 짠 하고 나타나 우리의 편견이나 선입관을 뒤엎는 반전 드라마를 쓰게 될지... 언제 어디서나 반전 드라마는 있게 마련이니까. 그날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