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고 민주주의 선도 국가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촛불 혁명 이후가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현 정부는 높아진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과 친절한 국민성 및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세계만방에 알릴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결과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대한민국의 국민의 공동체 의식이라는 게 아주 보잘것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면서 하는 한 줄 서기는 끼어들기와 편법으로 무너지기 일쑤였고, 시내버스는 물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서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뒷사람은 생각도 않고 과도하게 의자를 눕히는 일도 빈번하였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열차 안에서도 흡연에 대한 제재는 일체 없었다. 술집은 물론 식당과 커피숍에서도 흡연은 지극히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러다 보니 비좁고 환기가 용이하지 않은 공공 화장실과 같은 곳에서는 담배 연기로 가득 찬 '너구리 굴'이 되는 게 일상이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흡연자들의 천국이었다.


그러나 흡연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거의 모든 게 달라졌다. 담배를 물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이도 많이 줄었고, 아파트를 비롯한 식당이나 커피숍 등 실내에서의 흡연도 완전히(?) 사라졌으며, 지하철 안에서의 '쩍벌'이나 고속버스 좌석의 과도한 눕힘도 보기 힘들어졌다.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이자 우리 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걸 국민 대다수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흡연자의 권리가 그만큼 축소된 것도 사실이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높아진 시민의식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역행하려는 자는 어느 곳에서도 있게 마련, 내가 사는 아파트인데 담배 좀 피운다고 뭐가 잘못됐냐? 따지는 이도 있고, 지하철에서의 '쩍벌' 행위 및 흡연 등 반사회적 행위도 서슴지 않는 사회 부적응자들을 종종 목격하게도 된다. 물론 인터뷰 도중의 도리도리는 반사회적 행위는 아니다. 그러나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맞은편 의자에 구둣발을 올린 이가 지금도 존재한다면 그는 사회 부적응자 혹은 작금의 대한민국 시민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시대적 인물임에 분명하다. 한마디로 '진상' 승객인 셈이다. 아무리 제 돈을 내고 승차한 승객이라 할지라도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손님이 있을 수 있겠어? 의아해하는 분이 있겠지만 진짜로 있다. 그것도 제1야당의 대선 후보란다. 믿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이렇듯 대선을 기회로 양분된 대한민국을 경험하고 있다. 평생 동안 대접만 받으며 귀족처럼 살았던 '쭉뻗족'과 달라진 시민의식을 하루도 잊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 그들에게 과연 공동체 의식이란 게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지 물어볼 수는 없지만 공동체 의식을 강요하기에는 예순이 넘은 그의 나이가 왠지 걸린다. 공중도덕을 가르치고 그것을 하나하나 연습하도록 하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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