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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해빙 (4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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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사하는 젊은 친구들 대부분은 주식, 부동산, 혹은 비트코인과 같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때로는 주식 거래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주식 투자에 부정적인 사람들의 눈총을 받게 되거나 심한 경우 제재를 받기도 한다. 옛날 사람에 속하는 내게도 이런 풍경이 썩 좋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마당에 그들로 하여금 재테크를 통한 기회마저 박탈한다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게 나의 솔직한 견해이다. 업무를 소홀히 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오히려 젊은 사람들의 재테크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이다. 투자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작금의 시점에서 하루라도 늦게 눈을 뜬다는 건 그만큼 뒤처진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은 명확했다. 확실한 개발 호재가 있는 부동산 정보를 손에 넣거나 우량기업의 주식을 매입하여 무작정 기다리거나 하는 식의 장기 투자가 대세라면 대세였다. 물론 그 과정에도 세금이라든가 법적 문제라든가 하는 세밀한 정보와 기술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런 방식으로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큰돈을 벌었거나 적어도 손해를 본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자니 부모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상속받아야 함은 물론 돈을 불릴 만한 고급 정보를 손에 넣는 게 필수적이었다. 불법과 합법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드는 것과 장기투자라는 선행 조건은 부자가 되기 위한 일종의 관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보의 가치를 무참히 퇴색시켰고 이와 더불어 투자 환경의 변화를 급속히 확산시켰다. 나는 이따금 새로 입사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충고 아닌 충고를 던져주곤 한다. 과거의 투자기법에 기반한 '꼰대 투자법'을 절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나이 든 사람이 권하는 투자법의 반대로만 하면 앞으로는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20년이고 30년이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면 돈이 벌리던, 시간과 돈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작동하던 시대는 갔고, 오늘의 부자가 내일의 거지로 전락할 수 있는 듣도 보도 못한 시대가 전개되고 있음을 말해주곤 한다. 빠른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의 부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변화에는 항상 우리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 '불안'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결국 부자로 살기 위한 선제 조건은 불안을 해결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Having의 핵심은 편안함이에요. 진정한 편안함이란 내 영혼이 원하는 것과 행동이 일치될 때 느껴지는 감정이거든요. 흘러가는 물 위에 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는 느낌이죠. 이 감정이 바로 우리를 부자로 이끌어주는 신호예요." (p.185)
전직 기자 출신의 홍주연이 행운의 구루 이서윤을 만나 부와 행운의 비밀을 배워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책 <더 해빙(The Having)>은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빠른 시기에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효과적으로 부(富)에 다가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이라도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투자금을 운용하는 경우 심리적 불안은 필연적이며, 소위 '몰빵'을 하는 것과 같은 과도한 욕심으로 투자할 경우 불안은 피하기 어렵다. 요즘과 같이 변화가 빠른 시기에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주식 투자는 그 방식에 있어 올바른 투자처이기는 하나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어떻게 불안을 잠재우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운의 흐름을 탄 사람들은 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셈이니 노력에 비해 몇 배의 가속이 붙거든요. 부자가 되는 길 역시 마찬가지예요. 운의 흐름을 탄다면 같은 노력을 해도 훨씬 쉽고 그리고 효율적으로 부자가 될 수 있어요." (p.262)
나는 사실 소액의 주식 투자를 십수 년째 해오고 있다. 운이 좋았는지 나는 투자 수익금만으로 그 달 그 달의 용돈을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누군가로부터 종목 추천을 받거나 소위 '작전'과 같은 확실한 정보를 받았던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나 스스로의 분석 능력과 주식 시장에 대한 나름의 전망을 믿었을 뿐이다. 나에 대한 믿음과 과하지 않은 투자금이 주식 투자에 있어서 최대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었을 뿐이다. 내가 보유한 종목에 대해 불안하지 않으니 3일이고 열흘이고 기다릴 수 있었고, 언제든 목표로 한 수익에 도달했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식을 팔았다. <더 해빙(The Having)>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건 나는 '더 해빙'의 원리를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실천하고 있어 왔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따금 젊은 친구들에게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이 돈 버는 일보다 더 재미있는 오락이 어디 있겠어?"라고. 그럴라치면 그들은 내게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내는 비결을 이따금 묻곤 한다. 그리고 덧붙여 이런 말도 한다. 투자금을 늘리면 더 많은 돈을 벌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그들이 몰랐던 나의 비법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과하지 않았던 투자금과 내가 선택한 종목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통한 불안 잠재우기였다.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이외의 추가 수입을 나는 그동안 얼마나 감사하며 써왔는지 모른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터, <더 해빙(The Having)>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있다. '주린이' 탈출 비결은 어쩌면 '더 해빙'의 원리처럼 간단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