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의 권력' 하면 언뜻 떠오르는 게 검찰이 되겠지만 실상은 검찰이나 국세청, 경찰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권력기관보다 더 우위에 있는 권력층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은 다름 아닌 개신교 목사들이다. 일부 양심적인 목사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대형교회의 목사들은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어떤 권력기관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권력기관의 장이 자신의 교회 신도이거나 장은 고사하고 그 조직의 고위직 간부만이라도 자신의 교회 신도가 될라치면 목사는 그들 위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거들먹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목사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목사 앞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목사의 권력이 하늘을 찌르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목사의 권력은 마치 만인지상의 황제의 권위를 능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사전에 의하면 목사는 '예배를 인도하며 신도들에게 교의를 가르치는 성직자'라고 한다. 좀 더 범위를 넓혀 목회자라고 말할 때도 사전에는 역시 '교회 안팎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하여 신도의 신앙생활을 이끌어 주는 사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정의는 옳지 않은 듯하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목사는 신도와 동등한 입장에서 신앙생활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혹은 예수님과 동등한 위치에 서서 신도들에게 명령하고 지휘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는 신도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러도, 내란 선동을 해도 목사란 직책은 유지되는 것이다. 사적으로 축재를 해도, 담임 목사라는 직책을 아들에게 세습을 하여도 목사는 누구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처벌을 받지 아니하는 것이다. 신도가 감히 하느님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목사에게...

 

살다 보면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더러 있다. 낮부터 욱신욱신 몸이 쑤시고 신열이 나서 얼굴이 벌게졌던 오늘, 목사님께 안수 기도나 부탁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종일 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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