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리얼미터가 조사한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대통령을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꼽았고(25.6%), 신뢰도가 가장 낮은 3개 기관은 경찰·국회·검찰로 조사됐다고 한다. 2년 전 한 여론조사 기관이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개혁이 가장 시급한 기관'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에 따르면 '법원, 검찰 등 사법기관'이 1위, '국회'가 2위, '신문사, 방송사 등 언론기관'이 3위로 나타났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사실 한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논하기 위해서는 법원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과 언론의 역할이 지대하다. 그럼에도 국민의 의식 수준은 한참 앞서가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검찰과 언론 수준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들은 끝없이 '공정'과 '정의'를 외치고 있건만 검찰과 언론을 통제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국회도, 당사자인 검찰과 언론도 개혁은 그저 공염불로 그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구조인 그들이 국민들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개혁에 동참할 리 없다는 게 중론이다. 사익을 지킬 게 많은 그들로서는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대의를 위한 '공정'과 '정의'보다는 그들 가까이에 있는 사익의 유혹이 더욱 큰 것이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검찰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이 여의도로, 서초동으로 모여들고 있다. 우리는 결코 잃을 게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비열하고 편파적인 권력구조를 우리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지금 당장 우리에게 떨어지는 사익은 별게 없을지라도 우리는 다만 희망을 노래하고 '공정'과 '정의'를 외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