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80대 후반에서 90대의 노인들을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아파트 주변의 산책로에서도, 동네 경로당에서도 90 언저리의 노인들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과연 축복이기만 할까? 하는 의문이 이따금 들곤 한다. 90대의 부모와 70대의 자식이 함께 늙어간다는 건 차라리 비극이라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이미 늙어서 제 한 몸조차 간수할 수 없는 자식의 모습을 일 년 삼백육십오일 지켜본다는 게 과연 축복이 될 수 있을까.

 

다른 이유도 있다. 자신이 살던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했던 과거와 다르게 자식이 없거나 많아야 한둘인 요즘에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요양원이나 노인병원과 같은 집단 수용소에 보내진 채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다가 쓸쓸히 죽어가는 게 '100세 시대'의 보편적인 모습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마저 축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렇다면 죽음을 맞는 나이는 몇 살이 적당할까? 물론 한 살이라도 더 오래 살고 싶은 사람도 많겠지만 내 생각에는 60대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 나이에 늙어가는 자식을 볼 리도 만무하고, 암과 같은 중병에 걸리지 않는 한 죽는 날까지 비교적 건강한 몸으로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60년이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웬만한 일은 다 겪어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명은 재천'이라고 삶도 죽음도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인간이고 보니 그저 생각으로만 그칠 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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