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태풍 미탁이 올라온다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수요일 저녁 7시 진도에 상륙해 남부지방을 훑고 지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 예보이고 보면 징검다리 휴일이 시작되는 목요일도 도시를 벗어나 야외로 떠나려는 계획은 한 번쯤 재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고등학생인 아들은 한글날을 전후하여 중간고사를 치르는 까닭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겠다는 생각은 애시당초 꿈도 꾸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어제 서초동 일대에서 열렸던 촛불문화제를 보신 분이라면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뜨거웠던가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국민들이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것으로도 모자라 인도와 주변 골목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풍경은 마치 국정농단 사태 당시의 광화문 광장과 흡사했습니다.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 설치", "조국 수호", "특수부 폐지", "검찰개혁 이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함성 소리는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면 대기 중에 뿌옇게 쌓였던 미세먼지가 흩어지면서 맑은 하늘이 드러나는 것처럼 국민들의 함성과 구호가 계속되면 수십 년 철옹성처럼 지켜왔던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조금쯤 흩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까닭은 나도 내 아들도 이 땅 대한민국을 모국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