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다. '인디언 썸머'라고 해야 할까, 암튼 시기에 걸맞지 않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 다행인 것은 한낮에도 그늘에 들어서면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는 점이다. 계절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의 언론은 주야장천 '조국, 조국'만 외치고 있다. 검찰 또한 다르지 않다. 다른 중요한 사건도 많을 텐데 소위 잡범에 불과한 표창장 위조, 인턴 증명서 위조에만 매달리고 있다. 검사라는 직책이 이렇게나 한가한 자리였으면서도 과중한 업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과로사에 노출되어 있다는 둥 소위 '구라'를 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소위 권력도 가져본 놈이 더욱 가지려고 노력하고, 부도 가져 본 놈이 더욱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최근의 뉴스를 보면 인간의 욕심이라는 게 정말 지독하고 끈질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검찰이고 언론이고 보수 정치 세력이고 모두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권력과 부를 누려왔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미래에도 계속해서 그 권력을 유지하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게 아닌가. 검사가 아버지뻘의 노인에게 반말짓거리를 찍찍하는 것은 물론 검사실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벽을 보고 앉으라는 지시가 하등 이상할 게 없었던 안하무인의 그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피의자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물론 습관적으로 쥐어박던 짓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모든 권력을 내려놓은 양 행세하고 있으니 말이다.

 

권력을 이용하여 손쉽게 축재를 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조성해왔던 보수 야당과 검찰이, 그들 편에 서서 한통속으로 온갖 악행을 저질러왔던 언론이 대통령 한 사람의 뜻이라고 그렇게 쉽게 변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조국 한 사람을 검찰과 보수 야당 그리고 언론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목격하면서 가진 자들의 지독한 욕심이 얼마나 악랄하고 지독한지, 그들을 변화시킨다는 게 얼마나 순진한 발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원칙론자였던 고 노무현 대통령도 검찰과 언론 등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권력기관을 움직이지 않았던 까닭에 오히려 그들의 손에 의해 당신이 당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그들을 발아래 두지 않았던 까닭에 인사권에 도전하고 청와대마저 압수수색을 감행할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국민들의 지적 수준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그들이 하는 짓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다. 오늘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오후 6시에 열리는 제7차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는 그들을 향한 경고이자 시발점이다. 국민들을 결코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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