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지속되는 조국 장관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인해 사람들의 짜증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느낌이다. 나부터도 요즘에는 숫제 뉴스를 보지 않는다. 조국,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화성 연쇄살인 사건, 이 세 가지 뉴스로 전체 뉴스 시간의 80%이상을 써버리는 듯해서 뉴스를 보는 건지 재방송을 보는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있지도 않은 교수들의 가짜 시국선언 낭독 등 여론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려는 세력들의 가짜 뉴스마저 아무런 검증도 없이 보도하는 통에 언론의 공정성마저 땅에 떨어지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제천과 단양을 다녀왔는데 그곳 사람들 역시 뉴스를 도외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그곳 사람들마저 뉴스와 멀어졌으니 진보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심지어 제천 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났던 어르신 한 분은 저녁 뉴스 시간에 등장한 자유당 인사들의 삭발 현장을 보시고는, "저것들이 다 공천을 받으려고 저 지랄들이지 누구 하나 나라를 생각해서 머리를 깎는 놈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셨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중년의 한 분이 "머리도 깎았으니 이제 절로 들어가면 쓰겄네요." 하면서 웃으셨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조국 장관을 다루는 언론 보도가 대통령을 다루는 소식보다 많으니 언론이 미쳐도 한참 미친 듯하다. 자유당의 당대표가 머리를 깎고 출가를 했다면 뉴스거리가 될지 모르지만 한 달만 기르면 웬만큼 자랄 머리 조금 깎았다고 그게 어디 나라가 망할 일인가. 나라가 편안하니 별게 다 뉴스거리가 된다. 오죽 뉴스거리가 없으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이발 소식까지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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