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진실인 줄로만 믿어왔던 어떤 사실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진실이 아니라거나 잘못된 상식이라고 밝혀지는 순간 그렇게 믿어왔던 당사자의 머쓱해하는 표정을 나는 사랑한다. 적어도 그 사람은 믿을 만한 누군가로부터 그 정보를 들었거나 어떤 책이나 텔레비전 혹은 자신이 믿는 다른 정보처로부터 의심 없이 정보를 습득했고 지금까지 진실된 정보라고 확신에 차서 믿어왔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믿던 진실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반박의 여지도 없이 오류로 판명될 때, 머쓱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뒤통수를 긁거나 얼굴이 빨개지거나 고개를 외로 꼬는 모습은 얼마나 순수해 보이는지...

 

살아가면서 우리는 잘못된 정보를 끝없이 습득한다. 가뜩이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터,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여 지금껏 진실인 양 믿어왔다고 하여 그게 큰 흠이 되거나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임을 알았을 때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이다. 자신의 실수를 그 자리에서 바로 수긍하고 쿨하게 인정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무언의 행동으로 자신의 부끄러움을 드러낼 때 그것에 대해 조롱하거나 비난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멀리해야 한다. 그들은 실로 위험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에서는 가짜 정보들이 넘쳐난다. 가짜 정보를 유포하는 그들은 명백한 가짜로 밝혀진 정보도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진실인 양 주장한다. 일제 식민지 시절 위안부 성노예화는 없었다거나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이라는 등 일제 강점기의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등 명백한 역사적 증거와 상반되는 내용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일본 극우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뻔뻔한 사람들. 과연 그들도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재판을 받고 있는 두 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죄 증거는 차고 넘치는 데 그 모든 걸 무시하고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한 행위들.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모르는 자들을 어찌 인간이라 말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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