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사이에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이동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낮 기온은 여전히 뜨겁지만 말이다. 뜨거운 대기를 뚫고 불어오는 바람과 조금씩 메말라가는 습기와 그 모든 변화를 감지한 사람들의 표정에서 우리는 마치 여름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듯한 기분에 취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힘들었던 고통은 잊은 채 지난 시간을 아쉬움으로 간직한다.

 

요즘 일이 바쁘다 보니 책을 읽거나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읽었던 책도 리뷰를 남겨야지, 생각만 할 뿐 막상 실천은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몸이 피곤하니 만사가 귀찮은 것이다. 오죽하면 글을 쓰기 위한 이런저런 생각만으로도 금세 지치고 피곤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다가 무기력증에 걸리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 때로는 삶의 자유를 간절히 바라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 완전한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완전한 자유를 꿈꾸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사는 게 왜 이리 개떡 같을까?' 생각하다가도 금세 마음을 추스르곤 한다.

 

이지은의 에세이 <참 좋았다, 그치>를 읽고 있다. 피곤이 짓눌러서인지 공감도, 이해도 하지 못한 채 몇 페이지씩 훌쩍 넘어가곤 한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다시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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