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이 내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취한 조치가 생각할수록 졸렬하다는 느낌은 든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이 대공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경제 위기를 운 좋게도 반전시킬 수 있었던 건 한국전쟁의 발발이 아니던가. "한국전쟁은 신이 일본에 내린 선물이다."라고 했던 전 일본 총리 요시다 시게루의 말에서 보듯이 일본과 우리는 다만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가까웠던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일본이 입은 큰 피해에 대해 손뼉 치며 잘 됐다고 하기는커녕 그들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인 양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정말 운이 좋게도 한국전쟁이 일어났다."며 반겼던 아소 다로는 현재 일본의 부총리 겸 재무상이다. 일본 정치인들의 기조는 지금까지 전혀 변한 게 없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친일파의 후손들은 일본을 상국으로 생각하고 저자세로 나가는 식민지적 태도를 전혀 변화시키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오죽하면 국회 대정부질문 상임위 안에서 자유당의 정 모 의원은 '일본이 그런 식으로 보복을 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치킨게임을 하느냐?'는 둥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둥 따지는 걸 보면 마치 그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본의 대변인인 양 떠드는 모양새가 아닌가.
소녀상에 침을 뱉은 놈들이나 일본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일제시대의 식민지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그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터, 일본으로 추방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추방하고 싶다. 대다수 국민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장맛비가 내렸던 하루, 휴가 때 1박 2일 대마도 여행을 생각했었다는 후배에게 차라리 국내 여행을 다녀오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이렇듯 작은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