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나누었던 대화 중 하나는 '정치인들의 막말 퍼레이드'. 사실 막말이야 정치인들의 전유물도 아니요, 일반인들이라고 막말을 안 할 리도 없을 터, 새삼 그들의 막말이 주목을 받는 데는 아마도 막말의 정도와 빈도가 문제이지 않았을까.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막말만 하더라도 자유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부터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거나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낫다'는 발언 등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동료 중 누군가는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교양이 없거나 어릴 적 가정교육의 문제일 거라며 그들의 막말이 교양 부족과 인성 부족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들이 인간에 대한 예절 교육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막말의 당사자들이 대부분 자유당 국회의원들이고 보면 그들이 교육을 덜 받았다거나 어렸을 적 가정교육의 부재로 인해 그런 막말을 일삼았다고는 보기 어려운 게 아닌가. 누구나 알다시피 자유당 의원들 중 상당수는 친일 행적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았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재산이 많았던 만큼 안 그래도 교육열이 높은 대한민국에서 그들 역시 평균 이상의 교육을 받았을 게 분명할 터, 교육 부재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어렸을 적부터 그들의 부모로부터 보고 배워 왔을 욕심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막말은 주로 자신의 욕심(또는 원하는 상태)과 현실의 불일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분노의 감정이 일고, 욕구가 강할수록 분노 또한 강해지게 마련일 터, 막말을 통해 분노의 감정이 고스란히 분출되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련의 과정이다. 분노의 감정은 우리의 행동을 절제하도록 하는 교양이나 예절, 인성 등 부차적인 도구들을 완전히 무력화시킨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를 막말로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주 가난한 사람도 마음속 분노는 당연하지만 강도에 있어서는 부자만 못하다. 아흔아홉 개를 가진 사람들은 백 개를 채우려고, 하나 가진 사람 것을 빼앗고 싶은 욕구가 누구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던 사람이 하나를 얻고자 하는 욕구는 그리 강한 게 아니다. 그러므로 태극기 부대에 나오는 가난한 자의 분노와 그들을 이끄는 자유당 의원들의 분노는 닮은 듯 서로 다르다. 자유당의 한선교 의원도 오늘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며 막말 대열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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