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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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어떠한 분야 또는 어떠한 직업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을 관통하는 가치관, 세계관, 혹은 인생관이 존재하느냐의 문제로 집약된다. 말하자면 한 사람을 위인으로 이끄는 것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뛰어난 기술이 아니라 평생을 관통하는 신념의 문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주 여러 번 직업을 바꿀지언정 가슴에 품은 하나의 신념을 위해 자신의 전체 삶을 불태울 수 있는 용기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 시골 마을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오번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IE, 컴팩 등을 거쳐 그의 나이 37세였던 1998년 사업운영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애플에 영입된 인물. 강력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근로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추진하며, 인권과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자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 하였던 인물. 그리하여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8년 만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하였고, 현금 보유고는 2010년 이래 네 배가량 증가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 1위, 애플 워치를 통하여 웨어러블 시장 창출 등 애플을 명실공히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든 인물. 그의 이름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애플에 합류하는 것이 창의적인 천재와 일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의 직감은 더 이상 정확할 수 없었다. 2010년 오번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그는 말했다.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제 스스로 짜보았던 어떤 계획에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p.121)

 

2011년 10월 5일 혁신의 아이콘이자 천재적인 사업가로 추앙받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다.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운영만 아는 '따분한 살림꾼'이 과연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잡스가 떠난 지 8년이 되는 지금,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자 완전한 오해였다고 판명 난 셈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쿡의 안목은 애플의 위대한 3막을 여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식되었다. 의학과 보건, 피트니스, 자동차, 스마트홈 등 아직 컴퓨팅이 정복하지 못한 무대에서 애플은 새로운 혁신을 이룩할 것이고 전망 또한 밝게 점쳐지고 있다.

 

"쿡은 '잘하면서 동시에 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격언을 스스로 입증하고 잇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이란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쿡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나는 기업이 상업적인 것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기업은 사람들의 집합일 뿐이다. 사람이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면, 기업 역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애플은 쿡의 지휘 아래 세계에서 최초로 1조 달러짜리 기업이 되었지만, 그가 한 일은 그 이상임에 틀림없다. 그는 애플을 더 나은 회사로 만들었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p.403)

 

쿡이 애플의 CEO가 된 후에 기업 환경이 항상 애플에게 유리하게 조성되었던 것은 아니다. 잡스가 자신의 사후에 있을 기업 환경을 미리 예측하고 자신의 성향과 정반대인 팀 쿡을 CEO로 지목했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잡스의 선택은 옳았다. 잡스가 제품 전문가로서 애플을 세계 1위 기업에 올려놓았다면 다음 CEO는 효율적인 사업 운영과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관리형 리더가 필요했고 그러한 면에서 쿡은 '준비된 적임자'였다.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20년 동안 애플을 취재해 온 린더 카니가 쓴 <팀 쿡>은 팀 쿡 개인에 대한 평전인 동시에 애플의 CEO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미래에 대한 평가 보고서이기도 하다. 쿡은 회사가 훌륭한 전략은 물론 '훌륭한 가치관'을 겸비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 핵심 가치 여섯 가지를 피력하고 있다.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기술에 대한 접근가능성,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 환경에 대한 의무감, 포용성과 다양성, 프라이버시와 안전, 공급자 책임이 그것이다. 책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팀 쿡의 놀라운 성과가 거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결국 재능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념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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