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방역 활동을 열심히 한 덕분인지 아니면 최근 지속된 가뭄으로 물웅덩이가 사라진 탓인지 그 원인은 차치하고서라도 예년에 비해 모기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사는 지역만 그럴 뿐 다른 지역은 지나치게 많은 모기 개체수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침 산행에서 모기떼의 집중 공격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한 마음을 금하지 못하겠다. 오늘처럼 바람도 없고 날씨마저 후덥지근한 날 모기떼와 함께 산행을 한다는 건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기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으로 한여름에도 긴소매 옷을 고집하는 나로서는 모기의 개체수가 많아진다는 건 그야말로 청천벽력의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지병에 가까운 모기 공포증의 증세가 심해지고 있다.

 

그에 반해 정치인들에 대한 해묵은 혐오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유당의 당 대표가 부하들을 이끌고 장외로 나가는 바람에 뉴스 화면에서 그들의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욕에 가까운 험한 말들은 이따금 들려오지만 같은 나라에서 살면서 그 정도쯤이야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더라도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내세우기 위해 싸움질이나 했을 터, 차라리 안 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지내는 게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유익하지 싶은 것이다. 어찌 보면 자유당의 황 대표는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역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오늘도 바깥 기온은 초여름 날씨처럼 덥다. 그나마 모기도 없고, 정치인들도 보이지 않으니 괜한 짜증은 나지 않는다.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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