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 한자로는 놀랄 경(驚)에 숨을 칩(蟄)을 씀으로써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 뱀, 벌레 등이 따뜻해진 봄기운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는 의미를 지닌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속담처럼 이제 어지간한 추위는 다 갔지 싶다. 그러나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놀랄 일은 봄기운뿐이 아니다. 숨이 턱턱 막히게 하는 미세먼지에 한 번, 그리고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받은 중범죄자를 보석으로 석방했다는 소식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았을까.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언정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하거늘...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사법농단 탓인지 나와는 그닥 관련도 없는 듯 여겨지는 판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게 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하여 권순일 대법관, 차한성 전 대법관,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 신광렬, 조의연, 성창호 등등. 가장 깨끗한 조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법부가 가장 비열하고 썩어빠진 조직이었다는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국민이 없을 터, 이제는 정준영이라는 이름도 뇌리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가수 정준영이 아니라 판사 정준영이.

 

물론 정치권에 몸 담고 있는 인간쓰레기들, 이를테면 국회에서 '갠세이'니 '야지'니 하는 일본어를 서슴없이 내뱉는 인간들이나 '우리한테 개기면'과 같은 막말을 일삼는 언년이 등 입에 올리기도 싫은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는 지금 자욱한 미세먼지를 보면서 환경을 걱정하기에 앞서 썩어빠진 사법부와 정치인들을 몰아냄으로써 우리의 정치 환경부터 깨끗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징역 15년형의 중범죄자를 돌연사 운운하며 풀어주었다는 소식에 잠에서 깬 개구리도 놀랐다는 오늘, 오늘은 경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