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내일이 성탄절인데 주변 분위기는 너무도 조용하다. 다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생각하는 듯한 분위기. 인터넷도 없고 저작권에 대한 규제도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성탄절 전후로 족히 한 달 정도는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캐럴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 사람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시장통에서도 크리스마스 캐럴은 여지없이 울려 퍼졌다. 게다가 사는 게 팍팍하고 어려워도 집집마다 캐럴 테이프 한두 개쯤은 갖고 있었던 걸 보면 낭만이라는 게 삶의 고통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진통제 역할을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요즘은 그 시절에 비해 몇 곱절 잘살게 된 건 맞지만 지금처럼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캐럴은커녕 다들 죽겠다는 소리만 달고 사니 어찌된 일인지...

 

서민들의 고달픈 현실과 삶의 애환을 보듬고 달래주어야 할 주체가 정치인들인데 되려 없던 분노를 촉발시키는 당사자 역할을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정치를 혐오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싶은 것이다. 그중에서도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며칠 전 인천 송도의 한 버스정류장에서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었나 보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여성에게 인천 연수구를 지역구로 하는 자유당 의원이 다가와 인사를 하자 여성분이 "네" 하고 짧게 대답하고는 계속해서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자 "잘 지내시죠?" 하고 말을 이어가는 바람에 대답을 안 하고 있었더니 같은 질문을 재차 물어서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했더니 국회의원이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침을 뱉더란다. 모욕감을 느낀 여성분이 지금 침 뱉은 것이냐 물었더니 한동안 노려보기만 해서 "지금 저랑 얘기 중에 침 뱉은 것이냐" 재차 물었더니 뱉었다고 답하며 왜 삐딱하게 나오냐고 하더란다. 여성분이 송도 주민한테 뭐하는 짓이냐고 따지자 고소하라고 하더란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자는 시정잡배만도 못한, 인격이라곤 도통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자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자신과 뜻이 같지 않다고 해서, 국회의원을 능가하는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모욕감을 준다는 건 동네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는 아마도 자유당에서 그런 것들만 학습했나 보다. 그가 옆에 있다면 가래침이라도 뱉어주고 싶다. 그와 똑같은 사람이 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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