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에는 뭘 하면 좋을까. 인생은 농담처럼 가벼워야 한다는데 방 안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듯해.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보내기는 무료하지 않을까? 하루는 생각보다 길거든. 우리는 종종 하루를 마치 운동선수가 전지훈련을 하듯 숨 쉴 틈 없이 빽빽하게 계획을 세우곤 하지. 그럴 필요 없는데 말이야. 그러면서도 늘 불안해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어. 알잖아.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자신보다 더 잘하는 학생만 눈에 띄는 까닭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서도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보내지 못한다는 걸.

 

책 한 권을 읽고 있어. 그렇다고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읽는 건 아니야. 그저 시간이 날 때마다 설렁설렁 읽고 있을 뿐이지. 책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니 꽤나 특이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1978년생으로 스웨덴의 시인이자,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이며, 대중음악가라고 하네. 결혼식을 앞두고 아내 카린을 급성 백혈병으로 잃고, 현재 딸 리비아를 홀로 키우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적혀 있네. 아, 작가 이름과 책의 제목을 말하지 않았구나. 작가는 톰 말름퀴스트야. 처음 들어본다고? 사실은 나도 그래. 책의 제목은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야.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팔리며 수많은 독자들을 울렸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 조금밖에 읽지 못해서.

 

창을 통과하는 겨울 햇살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져. 나만 그런 걸까? 암튼 그래. 좀 추워지더라도 미세먼지만 사라졌으면 좋겠어. 날씨 때문에 잠시 우울해지는 건 그럭저럭 낭만이라도 있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장기간의 우울은 병이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우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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