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자신이 마치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국가의 미래나 국민 전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양 거짓 충성을 보이는 자들이 유독 많은 이유는 그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사이비 언론이 많기 때문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그 많은 언론사가 존재한다는 것도 아이러니이지만 그들이 여전히 입에 풀칠을 하며 목숨을 부지한다는 것도 신기하다. 5 공화국 시절도 아닌데 말이다.

 

과거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언론들이 참으로 많았었다. 말이 언론이지 사기꾼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론사 대표는 직원들에게 월급은 물론 밥값조차 주지 않았고 직원들 역시 그것까지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만 회사 차원의 기자증 하나 발급해 줌으로써 모든 게 해결되었다. 직원들은 영세하고 어수룩한 회사를 방문하여 불법 폐수 방출 사진이나 불법 벌채 사진을 몇 컷 찍어서 기사로 쓰겠다며 으름장을 놓거나 협박을 하여 돈을 뜯어내는 식이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의심할지도 모르지만 과거에는 흔하디 흔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기자증은 경찰들에게도 위협적인 도구였다. 교통위반 단속에 걸려도 기자증만 보여주면 무사통과였다. '00 환경신문' 등 이름도 거창한 사이비 언론들이 그 시절에는 차고 넘쳤었다.

 

그 사람들은 지금 뭘 하며 살고 있을까? 대개는 시대에 걸맞게 유튜브라는 첨단의 도구로 변신한 듯하다. 물론 신문 같지도 않은 신문으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자들도 있지만 말이다. 며칠 전에 보도된 김 모 수사관의 기사를 보면서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사이비 언론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비리 혐의로 청와대에서 퇴출되었음에도 자신이 마치 정권의 희생양인 양, 거대 권력에 맞서는 정의의 사도인 양 떠드는 그를 사이비 언론은 사실관계도 없이 옳다구나 대대적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와 정부에 흠집을 내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꿈꾸는 첨단의 시대에도 사이비 언론은 그 명맥을 꿋꿋이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과거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범법자를 협박하고 회유함으로써 돈을 뜯어냈지만, 최근에는 비리 혐의자를 갑자기 영웅으로 탈바꿈시켜 주겠다는 식으로 생존의 방법이 180도 달라졌을 뿐이다. 당신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누군가 당신을 영웅으로 탈바꿈시켜주겠다며 은밀히 접근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사이비 언론사의 기자는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 볼 일이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경찰차 위에서 폭력을 행사하던 범법자도 그들은 영웅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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