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인한 일상의 변화는 갈수록 커지는 것만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기 상황을 체크하기도 하고 날씨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예보도 동시에 확인하게 된다. 과거 비디오 영화를 볼 때마다 어김없이
나오던 건전비디오 캠페인이 생각난다. 동영상에서는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것이 불법 비디오임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게 미세먼지가 아닐까 싶다.
오늘 아침에는 미세먼지가 어찌나
심하던지 매일 하던 아침 운동도 거를 수밖에 없었다. 얇은 마스크 한 장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하루 종일 뿌연 하늘을
본다는 게 영 답답하기만 했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쌓이는 건 물론 뇌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있는 걸 보면 정신질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미세먼지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쯤 되고 보면 미세먼지 대책을 경제 논리로 바라볼 시점은 지난 듯하다. 억만금의 돈이
들지라도 사람이 살고 봐야 하니 말이다. 경유차에는 환경개선 부담금을 크게 지우고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은 과태료를 대폭 올려야 하지
않을까.
오죽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온이
남극만큼 떨어지더라도 미세먼지나 없었으면 좋겠다고 할까. 중국발 황사나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는 건 잘 알지만 국내 요인부터 제거하는 게 우선
아닐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괜스레 화가 나고 우울하기만 하다. 이러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화병에 걸리는 건 아닐까 몰라. 아침보다 나아지긴
했으나 하늘은 여전히 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