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의 기술 - 추락하는 의지를 상승시키는 심리 스프링
제이슨 워맥.조디 워맥 지음, 김현수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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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신도는 아니지만 이따금 성당에 갈 때면 반드시 기도하는 게 있다. '내게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나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게 된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어쩌면 기도는 나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자 대답일지도 모른다.

 

"일도 삶도 내 속도일 때가 가장 빠르다. 그래야만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개선할 수 있다. 끊임없이 마지못해 하는 일들이 밀려왔다면,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던 건 남의 속도에 억지로 맞추었기 때문이다. 의욕에 날개를 달고 싶다면 내 삶의 속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P.246)

 

제이슨 워맥과 조디 워맥이 쓴 <의욕의 기술(Get momentum)>을 읽었다. 봄이라는 계절적 특징도 있지만 나는 요즘 도무지 의욕이 없다. 무슨 일이든 그저 시큰둥하고 매사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정해진 일과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는 있지만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의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꼭 바빠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결국 시간 속에서 소멸해가는 존재'라고 했던 어느 작가의 말처럼 한 주 또는 한 달이 뭉텅뭉텅 잘려나가는 걸 목격할 때면 마치 내가 무의미한 타임 이터(Time eater)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마법 같은 해답은 없다.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심리 스프링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각기 일과 생활과 환경과 목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른 심리적 스프링을 가지게 된다. 내가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에는 당신만의 대답이 있다." (p.49)

 

우리가 밟고 있는 인생의 발판은 허약하기 이를 데 없어서 '아차' 하고 방심하는 순간 누구든 끝도 없는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음을 수없이 보고 배워왔지만 평범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경각심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내가 딛고 있는 발판은 남들보다 더 튼튼하여 절대 무너질 리가 없다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갖게도 된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신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다."거나 "나쁘지 않다."는 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현 상황에서 안주하거나 정체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행동 변화 사상가이자 <의욕의 기술> 저자인 제이슨 워맥과 조디 워맥은 "세상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알기를 원하는가?" 하는 질문을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끈질기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질문을 바탕으로 세상에 드러나 보이고 싶은 그 모습이 될 수 있는 일에만 '예'라고 대답하고 다른 일에는 관심을 끊는다면 진정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무엇이 당신을 좌절하게 만드는가?", "나의 자원을 어떻게 쓸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스스로의 답을 찾고 동기 부여를 받을 것을 당부한다. 순간적인 자극을 부추기는 기존의 자기계발서에 탐닉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고 답함으로써 장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만약 아직도 변화를 감행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면 당신은 문제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 너무 오랜 시간 고심해온 것이 오히려 문제일 수도 있다.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한 발짝 물러나볼 것!" (p.232)

 

국어사전에는 의욕이 '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욕망'이라고 적고 있다. 숲의 나무들이 하루가 다르게 초록물이 드는 것처럼 나의 마음속에도 무엇인가 간절히 하고 싶은 일들이 푸르게 되살아나면 좋겠다. 그리하여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를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맞을 수 있다면... 미래의 후회와 아쉬움으로 지금 이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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