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2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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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_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부터, 늘 나는 아이와의 여행을 꿈꾼다.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곧잘 뛰게 되고 나서 부터 꿈은 현실로 내 앞에 성큼 다가오는 것만 같다.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여행기를 닮은 책이다.

나의 바람처럼, 수많은 엄마들의 로망처럼 책 속에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아이의 눈물이, 아이가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 글로, 사진으로 여백없이 채워진 느낌이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남미 여행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부분이 책속에 녹아있다.

아이와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아이의 비명 소리 속에 깃든 행복의 충만함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런 엄마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콜럼비아의 엘 페뇬의 모습은 정말 이색적이고 멋스런 자연 그대로였다. 책 속 사진으로만 보고 있기엔 너무 아깝지만 저자의 아들인 중빈의 말 또한 참 인상적이었다. 계단을 세지말고 풍경을 보라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맨 꼭대기에 올라서 깜짝 놀라고싶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그런 생각, 그런 말을 선물해준건 수많은 여행으로 인한 경험이었으리라.

 

 

 

 

풍요로운 삶이란, 결국 금으로 가득한 금고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진흙 자국 같은 인연의 따뜻한 흔적들로 가득한 앨범을 하나 지니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 앨범을 펼칠 때마다 행복해지는 삶일 것이다

 

 

나는 사막의 바람은 거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사막이니까 사막이 주는 느낌만 상상해봤을 뿐.

낮엔 아주 덥고 밤엔 한기가 들고 물이 귀하고 모래바람이 날려서 끝이 없는 그런 광활한 대지?

 

사막에서 눈부신 햇살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는 것을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해했다.

그리고 사막은 그 광포함으로 부터 그것을 지키는 자에게 지혜를 선사한다는 지은이의 말 또한...

아이 또한 사막에서 많은 지혜와 배움을 보고 느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날개가 부러진 플라밍고가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체념이 빠른 어른들과는 달리 한참동안이나 곁을 떠나지 않았던 아이도 나와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밤의 지독한 차가움과 낮의 광활한 뜨거움이 공존하는 사막, 모래바람이 일고 갈증에 굴하지 않기 위해선 나름의 법칙이 있는거구나'하고 말이다.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때론 유쾌했고 슬펐고 지극히 공감이 갔다.

나도 책 속 그녀도, 그리고 그녀가 만난 사람들도 모두 누군가의 엄마였으니까.

삶을 살다보면 어떠한 이유로 놓치고 지내는 일들이 참 많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낡은 차가 그리도 좋아보일 수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조금은 비워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비워낸 부분은 반드시 아이와 함께 또 다른 무언가로 채우자 다짐하면서 말이다.

 

나도 꿈꾼다.

떠남은 언제나 옳다는 그녀의 말처럼, 아이와 함께 낯선 곳에서 익숙한 듯한 식사를 해보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상상을...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은 것이고 떠나기 위해 비워내는 것 또한 옮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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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에 매혹되다 -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
김풍기 지음 / 푸르메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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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신의 깊숙한 곳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드는 옛시 읽기의 즐거움 

 


 
옛시를 읽는 시간은 고요하다.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산중이어도 좋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속의 온갖 소음이 천지를 가득 메운 도시의 한가운데라 하더라도, 옛시를 읽는 시간은 적막강산이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얼마 전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라는 책과 마주한 적이 있었다. 시를 떠올리면 어려워서 시집을 펼쳐보기까지 오랜 용기가 필요한터라, 이 책은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패션지 에디터가 일상 속에서 시를 공유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글들을 보면서 시가 꼭 어렵지만은 않은거라고 믿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한 권의 책이 다시 놓였다. <옛시에 매혹되다>

감히 해독조차 난해한 옛시를 욕심내었구나 싶을 정도로 책은 아직 내게 깊은 사유 덩어리같아 보였다.
중국 옛시부터 고려, 조선시대의 옛시가 수록되어 30년 동안 시와 함께 한 저자의 말을 빗대어 내게 옛시의 여러가지 면모를 뽐내었지만 무지한 나는 한 권의 책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데는 조금의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짧은 식견으로나마 옛시를 마주하면서 한가지 떠오르는 생각은 옛시를 읽는 시간만큼은 무엇보다도 정갈하고 적막해 소박하고 또 소박해도 괜찮다 싶었다.
 

 

흰 구름은 오래된 벗
밝은 달은 대장부 생애.
수많은 골짜기와 봉우리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차를 권하리.

-서산휴정, 행주선사에게, 청허당집 1권-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옛시가 가볍기만 한다면 매력은 현저히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요즘 사람들은 커피를 차 보다 더 많이 음용하지만 차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
옛사람들은 가벼운 일상생활도 깨달음이 세계와 동일시 하면서 시로 그런 부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놓았다.
흘러가는 구름을 벗으로 삼는 수행자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는 이 시를 두고, 옛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차의 색깔, 향기, 맛 등을 음미하면서 자신의 감각 세계를 관찰하고 그것을 통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을 자각한다고 말한다.

 좋은 것만 찾아 가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더 높은 무언가를 열망하면서.
옛시는 그런 점에서 내 안의 가장 낮은 곳까지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서 어렵지만 매혹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이 책은 해당 도서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했음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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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
김지수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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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에디터 김지수 에세이 


 시는 늘 내게 너무 어려운 숙제 같았다.
읽고 싶은데 쉽게 엄두는 나지 않고 안 읽자니 뭔가 자꾸만 아쉬운 느낌을 자아내곤 했다.
문득, 나도 어느날 시가 내게로 왔다'고 표현하고 싶어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됐다.
스스로 해석하기가 조금 난해하다는 이유로 외면 했던 시를, 보그 에디터인 김지수의 해석으로 친근하게 읽혔다.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마주한 시는 어렵다는 느낌보다 일상과 닮아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속리산에서'중에서/나희덕-

 산을 오르며 보아온 평평한 길을 오르막만 보며 달라온 삶에 비유한 모습, 그리고 친절한 에디터의 설명은 이해를 더한다.

인간의 기쁨과 시련은 우리 앞에 놓인 산과는 별개로 처음부터 씨앗과 같은 형태 속에 숨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추 한 알에 번개와 태풍과 태양이 다 들어 있는 것처럼.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생명으로서의 왕상한 반응이거나 타인에 대한 특별한 약속일지도 모른다.

산을 몇 번 오르지는 못했지만 앞만 보면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만 했는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맞고 내리쬐는 햇살도 나무가 마련해주는 작은 그늘도 다시금 생각해본다.

나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시와 친근해 진 느낌이다.
책속에서 나열한 수많은 시와 글쓴이의 해석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제는 옛시에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어느날 시가 내게로 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날 시가 편해졌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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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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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를 찾아서...> 

 


이제서야 마주하게 된 <꽃의 나라>는 한창훈 작가의 신간이다.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신경숙, 한창훈, 김연수 정도가 되는 것 같다.

한창훈 작가의 글은 바다와 섬이 주를 이뤄서 그런지 읽고 있노라면 고향의 모습이 생경하다.

그런 그가, 새로운 소설을 출판사 인터넷 카페에 매일 개제를 했다.

참고 참다가 책으로 출간되면 마주하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많이도 늦어버렸다.

 

각설하고, 책은 이전의 느낌과 많이 다른 모습이다.

주제도 그렇고, 배경도 그렇고, 느낌도 그랬다.

영화에서 스쳐 보게 된 광주민주화 항쟁을 소년의 눈으로 그린 <꽃의 나라>는 시대가 낳은 폭력이 배경이 된다.

꿈많은 소년이 섬을 떠나 와 육지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피부로 맞는 상경기로 시작해서 약간은 우울한 기운으로 끝을 맺는다.

사춘기의 호기도, 꿈도, 열정도, 모두가 폭력의 알 수 없는 정당화 아래 짓밟힌다.

군화에 짓밟힌 수 많은 사람들의 작은 인권들 처럼.

평범하게 꿈을 꾸던 소년은 아픈 기억을 평생 품에 안은 채, 성장을 할 것이다.

훗날 누군가의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면서 그랬노라 기억하리라 생각하니 마음 속에 무언가가 자꾸만 무겁게 침전되는 느낌이다.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낯선 사람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더 흥분되는 일이었다. 먼 곳으로 가게 되면 한없이 싸돌아다니고 싶다는 충동을 나는 가지고 있었다. 집을 떠날 수만 있다면 지뢰밭이라도 갈 수 있다고 날마다 생각했기에 지난밤에 잠을 거의 못 잤을 정도였다. 나는 문서가 불타버린 노비처럼 자꾸 기분이 좋아져서 지그재그 걸어다녔다. 살다보면 좋은 날 있을 거라는 말을 사람들이 간혹 했는데 나의 경우가 그랬다. 몇 시간 만에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책 속의 주인공처럼, 나 역시 집을 떠나는 것이 주는 행복감에 충만해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가족과 이별해야 한다는 아픈 현실을 직시하기 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더 큰 꿈을 꾸고 더 나은 삶과 마주할 수 있다는 작은 기대로 마음을 빼앗겨버렸던 그런 시간이.

주인공처럼 비약적인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는 적어도 그랬다. 그래서 소년의 마음이 더 깊게 와닿았다.

하지만 광주민주화 항쟁이라는 무거운 장애물이 소년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때 소년이 느껴야 할 좌절감은 어땠을까.

이 도시는 내게 모든 것을 해줄 수 있고,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다 꿈꿀 수 있다고 믿었을 소년에게 폭력의 현실은 너무 잔인했다.

단순히 피가 나고 살이 찢기는 고통이 아니라, 사춘기 소년만이 품을 수 있는 꿈을 그렇게 짓밟아버렸으니.

 

책의 끝은 여전히 암흑이다. 한창훈 작가의 글을 읽고나면 늘 유쾌한 기운에 쌓이곤 했는데 이번 책은 정반대의 느낌이다.

처음의 시작을 보면서 소년이 도시에서 행복의 단꿈에 젖은 모습만을 상상했었는데 다소 아쉬운 마음이 파고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꽃의 나라, 그 곳은 수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꿈이 집약된 그런 곳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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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 상처투성이 부부 관계를 되돌리는 감정테라피
박성덕 지음 / 지식채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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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 부부 관계를 되돌리는 감정테라피_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_

사람은 서로가 달라서 분명히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친구, 선후배, 회사동료, 그리고 가족까지도 약간의 갈등과 이해는 필수다.
부부간에도 이런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남녀가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결혼 3년차가 되면서 조금씩 느끼고 있다.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는 쉽게 싸우고 오해가 쌓여 상처의 골을 깊게 만들기도 하는 평범한 부부들을 위한 심리처방전이다.
때론 누군가의 경우를 예시로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이해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부부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사랑의 콩깍지_
누군가는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콩깍지 효과를 쉬이 여길 수 없을 것이다. 상대방의 좋은 면만 보고 나쁜 부분도 좋은 식으로 해석하게 되는 사랑하기에 만들어 진 콩깍지.
콩깍지가 씐 상태를 심리학 용어로 핑크렌즈 효과라고 한다.
인간의 뇌를 연구한 결과 사랑은 갈망, 끌림, 애착의 3단계를 지나게 되며 많은 부분들이 애착 단계에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단다.
하나의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면 왜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왜 이 사람을 선택했을까 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결국엔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오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고 한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부분관계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문제점이 생기고 언성이 높아지면 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기주장을 내세우기에만 앞서게 되고 결국은 상처를 내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책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수많은 상황들이 결코 낯설지 않았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풀어야할 숙제는 결국 ‘상대방에 대한 이해’인 것 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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