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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 열전 - 조선을 이끈 사람들
이성무 지음 / 청아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조선의 기틀을 세우고, 역사를 만든 명재상들의 이야기
강력한 왕권 중심의 중앙집권국가였고 왕의 나라였던 조선, 하지만 실제로 양반 관료체제로 정권을 잡은 실세인 관료에 의해 다스려졌으며 그들이 왕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하였다. 그렇기에 군주가 명민하지 않고,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치세력을 이루지 못했다면 왕권은 관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었다. 당쟁의 소용돌이에서 무고한 묵숨이 권력의 희생양이되고 당파의 이익 앞에 개인의 신념을 접을 수 밖에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국가의 안정적이며 번영된 시기에는 전문 관료이며 학자이자 정치가인 훌륭한 재상들이 있어 조정 신료들과 더불어 정국을 운영하고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조선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이 책에는 조선의 명재상 중 서른명을 엄선하여 그들의 삶과 가치관을 재조명해보고 더불어 나라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그들의 리더십을 알아본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과 ㄱ들의 리더십을 빅해 봄도 좋의라 생각된다.
조선을 창건한 태조, 그가 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그의 곁에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첫째 아들도 아닌 셋째 아들에 불과했던 그가 혁명가이며 지략을 겸비한, 세상의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현명함을 지닌 시대를 앞선 인물 정도전이 있었기에 왕위를 넘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세자 책봉조차 받지 못했던 태종 이방원의 곁에는 하륜이라는 책사이자 든든한 방패가 있었고, 조선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한 세종의 곁에는 많은 일화가 말해주듯 청빈하고 백성과 관료 모두에게 존경 받는 인물인 황희가 있어 관료와 임금 사이를 중재하고 민심믈 살펴 강력한 중앙집권하에 세종이 문예부흥을 이끌 수 있었을 게다. 나이 어린 조카를 왕위에서 폐하고 왕의 자리를 찬탈한 세조의 옆에는 한명회라는 걸죽한 인물이 있었음을 모르는이가 없을것이다. 지금도 한명회와 관련된 지명이 있어 세상사람들의 기억속에 살아있다.
왕의 나라이인 조선에서 재상은 특별한 존재였다. 왕과 신료 사이를 중재하고 왕이 자신의 의지대로 개혁을 시도하고 마음껏 정치적 의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조언하고 신료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실세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스스로 군주를 선택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재상이라는 만인지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이들이 있으니 누가 감히 재상을 이인자라 할 것이며 그의 뜻을 거역 할 수 있단 말인가.
조선이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5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에서 왕위를 세습하고 이씨 왕조를 존속시켜 나갈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작가는 강력한 왕권 중심의 중앙집권체제에서 그 해 답을 찾고자 했다. 양반 관료 사회였던 조선이 재상을 중심으로 국가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백성을 살피고 임금에게 충성하고 스승과 부모에 대한 도리를 다하고자 함이 조선의 근간을 이루었기에 조선이 그토록 오랜 기간 한 왕조 아래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30명의 조선의 명재상들은 뛰어난 행정가이기도하고. 예측 불가능한 정치판 속에서 당의 이익을 위해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만 했던 당파의 리더이기도 하다. 새로운 왕을 세워 청치적 이념을 실현하고자하는 야심가이기도 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막중한 국정을 맡아 처리하는 정치가로, 때로는 전란 속에서 국가와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며 목숨을 건 적장과의 협상을 펼치기도 하고 능숙한 솜씨의 외교 달인이기도 하다.
이 책에 소개된 변절자로 알려진 신숙주의 또 다른 면을 보며 그의 선택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반영이며 그 나름의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길 이였음을 알게 된다. 송시열과 이산해의 견해의 차이는 사상적 차이에서 생기는 피할 수 없는 것임을, 또한 역사에 기술된 한 줄의 글로는 알 수 없는 그들 나름의 내면의 고충과 권력 싸움에서 패한 자는 폄하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을 감않며 그들이 후세레 재대ㅗ 평가 받지 못함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이덕형과 이항복 이야기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율곡 이이, 황희, 이원익, 유성룡, 김홍집, 등 조선의 명재상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성리학과 유교의 이념이 지배하던 조선 시대의 재상들은 뛰어난 학자로 책이나 읽던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사고 방식의 소유자쯤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올바른 도리를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임금에게 간언하는 충절을 지녔으며, 때론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역사를 만든 재상의 일면을 보여준 색다른 책이였다.
정도전의 “명민한 신료가 있다면 왕이 누가 되든 국정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 말이 유독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 명의 명재상이 아쉬운 까닭이며, 진실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국정을 운영 할 수 올곧은 지도자를 원함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