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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르 코르뷔지에 지음, 최정수 옮김, 한명식 감수 / 안그라픽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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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여행기'라는 제목만으로 그저 동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신비한 동방세계를 여행한 후 느낀 바를 적은 글인줄로만 알고 읽다 이책의 지은이가 근대 건축의 3대 거장 중 한 사람인 유명한 건축가이자 화가란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순서가 바뀌긴 했어도 일단 그의 소개를 하자면 타임지가 뽑은 20세기를 빛낸 100명 가운데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선정되었으며, 그의 작품 중 대표적인 건축물로 사부아 저택, 마르세유의 위니테 다비타시옹, 노트르담 뒤 오 성당, 라투레트 수도원 등이 있고 그외에고 많은 미술과 조각픔을 남겼단다. 이 글을 읽다보면 단순한 여행기가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미적 감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911년, 설계사로 일하던 르 코르뷔지에는 친구 오귀스트 클립스탱과 함께 적은 여비로 5월부터 10월까지 보헤미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를 두루 방문하고 그곳의 대표적인 건축들을 탐색한다. 드레스덴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아테네에서 폼페이로 르 코르뷔지에는 여행중에 느낀 그의 솔직한 감동을 일기에 기록하고, 여러 장의 데생도 남긴다. 그는 그때의 기록 중 일부를 발췌해한 지방신문에 실었고 그의 기록을 분류하고 다듬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글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전쟁 등 우여곡절 끝에 그의 서재에 쌓여 있던 원고는 그가 여행을 마친 54년 뒤에나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는 주변경치와 여행에 대한 느낌을 솔직히 고백한다. 

글을 잘 쓸줄 모르는 내가 이 항해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나는 수천년전 사람들이 이 땅에서 만든 기억들에 불명확하고 단순한 흔적을 덧붙일 뿐이다.(중략) 주변 경치를 감상했다. 그것은 대단한 행복, 고요한 기쁨이였다. 그런 행복과 기쁨을 생기없고 무능하게 묘사한 나를 부디 용서해주길!

 

그는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섬세하고 간결하며 동시에 시적으로 표현하였다.  르 코르뷔지에가 글로 표현한 이미지들은 마치 그림을 보듯 한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친다. 이 책을 읽으며 르 코르뷔지에가 건축가가 됮 않았다면 아마도 시인이 되었을 거란 생각을 했더랬다. 그의 글으 통해서도 그가 예술가이며 동시에 훌륭한 건축가임을 알기에 충분하다.

 

베를린과 프라하, 빈, 바츠, 부다페스트,보요, 베오그라드, 크냐제바치, 니슈, 콘스탄티노플, 아테네, 델포이, 나폴리, 로마, 폼페이,피렌체 등 아름답고 고색창연한 도시들을 방문하며 그만의 시각으로 그 들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비친 모습들은 생생하게 그의 글속에 되살아난다. 무엇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그는 농부들이 사는 집의 하얀 석회칠을한 하얀 방벽에 열광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에 감탄하며, 이스탄불을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묘사한다. 바다가 파란색이고 하늘이 파랗고 하나가 어디서 끝나고 다른 하나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 수 없는 무한하고 아름다운 믿음이라고. 


어느 카페에서 몇시간이나 같은 곡을 연주하는 초로의 백파이프 연주자와 축음기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젊은이들을 보며 노인은 곧 죽을 것이고 프랑스산 축음기가 이미 승리를 쟁취하여 동방의 문턱을 넘어버렸음을 안타까워 한다.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서 아크로 폴리스 언덕에서 그 너머 바다와 오래된 진실을 본다.


시끄러운 수다와 요란한 발소리를 내며 여기저기 성큼성큼 돌아다니고 예술품을 보고 경탄하지만 예술가에 대해 성찰하는 법이 없는 경박한 관광객들의 태도와 그것도 모자라 순박하고 고귀한 고장까지 칮아와 순수한 예
술과 질박한 영혼들에게 해를 끼치는 그들의 모습에 쓴소리도 서슴치 않는다. 감수성과 호기심 가득한 그의 시선이 닿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건축가나 예술가 뿐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여행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와 건축물들을 보며 삶의 경이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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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 -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
오세정.조현우 지음 / 이숲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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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이 오랜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문학을 전공한 두 친구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과  더불어 이생규장전, 정수정전, 창세가 등 다소 생소한 고전까지 모두 열두 편을 고르고 이들 통해 고전들이 대중문화에 어떠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고전은 더이상 고리타분한 텍스트 속의 박제된 글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곁에 있음이다.

시대에 따라 고전의 해석도 변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옹고집전>을 읽으며 내가 다른사람과 구별되는 뚜려한 나만의 특징이 무엇인 생각해 보다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일이 생각처럼 간단치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와 똑같은 복제된 인간이 존재한다면 나를 증명할 기준은 대체 무엇인지, 자이정체성과 복제인간과 관련된 영화 '아일랜드'를 함께 비교해보며 옹고집전에서와 같이 복제인간과 나란히 서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야 할 순간, 결국 영화에서도 가짜로 판명된 원래의 주인공은 죽임을 당하고 만다. 옹고집전이 이처럼 권선진악 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재해석 될 줄은 미처 생각도 못해본 일이다.

 

그럼 심청전은 어떤식으로 비틀어 보았을까. 저자는 능력도 없는 심봉사는 공양미 삼백 석을 내겠다고 덜컥 약속까지 하고 그것도 모자라 팔려가는 딸을 붙잡지도 않았다. 게다가 뺑덕어멈에게 새 장가까지 든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 심학규는 심청이를 주움으로 내몬 범인이며, 자신들의 뱃길 안전을 위해 죄없는 처녀를 희생시키는 뱃사람들 역시 부도덕하다고 말한다. 그들역시 공범이며 시시각장애인인 심봉사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시주승 또한 심청을 죽음으로 내몬 공동 범인임에 틀림 없다. 단순히 심청의 효성만 칭송하던 때는 이미 지났다. 시대가 달라지면 고전 역시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춘향전의 이도령은 책임감 없는 부잣집 도령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사씨남정기에 등장하는 교채란은 진정 악의 화신이며 그녀에 대한 처벌은 정당했는지 묻고 있다.  남장을 하고 남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랐던 정수정이나 죽어서까지 이승의 사랑을 못잊어 이생과 함께한 최량의 사랑 등 고전속 여성들의 삶과 사랑, 욕망과 사회적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그들의 운명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현재의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선녀와 나뭇꾼은 금기를 지키지 않은 어리석음을 경계하거나 이상향에 대한 열망 등의 한정된 교훈만이 아닌 결혼을 둘러싼 갈등을 지금의 현실과 비교하여 살펴 볼 수 있다. 결혼 후에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하고 배우자와의 결혼이 여성 삶의 종착지가 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잃어버린 날개 옷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저자는 또한 우리나라 '창세신화'와'유충렬전'을 살펴보며 충신의 대명사 유충렬은 과연 충신이었는지. 신분제도에 맞서 항거하다 이상향인 율도국으로 떠난 홍길동이 평화롭게 살던 섬사람들에 맞서 그곳을 빼앗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것은 과연 정당한 일인지, 율도국을 여전히 조선의 일부이라 여기며 그 역시 조선의 신하임을 자청한 길동은 과연 진정한 혁명가라할 수 있을지?  저자는 고전을 읽으면서 우리가 당연시했던 부분들을 되려 뒤집어 생각하고 이의를 제기한다. 과연 그럴까? 라고.

 

이 책에서 고전 문학이 어떻게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재탄생하였는지 유사한 내용을 지닌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서로 비교 분석하여 소개하고 있다.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을 이야기한 이생규장전은 원스나 트와일라잇,  뱀파이어 헌터 D 등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받는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비교하였다. 게임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매력적인 여전사 라라의 모습은 우리고전 박씨전이나 다른 옛이야기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대표적 대중문화 의 장르를 넘나들며 고전이 지닌 무한한 가치를 발견하고 고전이 시대에 맞게 새롭게 다시 태어날 가능성에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고전이 우리 시대의 이야기와 많은 부분 유사하단 사실에 놀랍기도 했으며 젊은 시각으로 바라본 고전은 우리의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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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레브 그로스먼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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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대학이 선택한 천재들의 이야기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등 지금 전 세계는 판타지의 매력에 빠져있고 인기에 힘입어 많은 유사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별한 판타지 소설을 만났으니 판타지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버린 성인용 판타지 소설 <마법사들>이다. 레브 그로스먼의 세 번째 작품인 <마법사들>의 주인공은 현실의 가치를 부정하며 할하루르 따분하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17세의 쿠엔틴 콜드워터이다. 그가 현실 도피처로 어릴적 읽어던 판타지 소설속 필로리를 꿈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울한 천재 쿠엔틴의 손에 우연히 들어온 마법대학의 초청장. 매년 우수한 청소년들을 모아 입학시험을 치른 뒤 신입생을 받고 있는 브레이크빌스 마법대학과 사회적 성공의 지름길인 프린스턴대의 입학 사이에서 고민하던 쿠엔틴은 필로리의 꿈을 안고 마법대학에 입학 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의 생활은 그가 꿈꿔왔던 환상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마법 역시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마법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이나 외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에 지식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마법이다. 전세계의 천재들이 모인 학교에서는 더욱 치열하게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밤낮을 새워 경쟁하듯 마법학을 공부하지만 결국 현실 속에서 공부만 하던 자신의 모습과 장소만 바뀌었을 뿐임을 깨닫게 된다.

 

학교 안에서 여자 친구도 사귀고 싸우고 경쟁하며 그들만의 모험을 즐기기도 하지만 최고학년에 오른 쿠엔틴은 졸업생들을 보며 진로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과연 그가 마법대학을 졸업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법대학을 졸업한 후 뚜렷한 목적도 삶의 방향도 찾지 못한 채 음주와 파티에 빠져 되는대로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현실과 다를바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과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공감하자만 한편으로 왠지 우울하고 판타지가 지닌 미덕에 반한 이야기에 배신감 마저 든다. 우여곡절 끝에 친구들과 어린시절 그토록 원해던 마법의 세게 필로리로 향하는 마법의 버튼을 찾아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액자 구성 방식으로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판타지 소설〈필로리>시리즈는 작가의의도된 허구의 작품이지만 벽 속의 시계로 들어간 남매들이나 환상의 생물들과 함께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는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게 하고 그들이 만난  거대한 토끼와 걸어다니는 나무는 '오즈의 마법사' 에서 막 튀어 나옴직하다. 아름다운 물의 요정도 만나고, 술집에서 맞딱뜨린 곰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거대한 사마귀가 쏜 화살에 맞을 뻔하기도 하지만 그곳은 더이상 꿈과 모험이 가득한 세상이 아니다. 악당으로 부터 선의의 생물들을 구하고자 그들과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지만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옆에서 친구가 피흘리며 죽어가고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있는 끔찍하고 피하고 싶은 순간일 뿐이다. 싸움에서 승리한 인간의 아이가 필로리의 왕과 여왕이 된다는 결말의 완벽한 환상의 세게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상이 마법이면 더이상 매력적이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은 그저 현실일 뿐이다.

 

만만치 않은 분량과 소설속 이야기가 겹쳐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쿠엔틴이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고 여러 모험을 거치며 성장하는 그러면서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이 그의 갈등과 내면 세계와 함께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가 원하는 행복이 진실로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따분한 일상의 탈출만은 분명 아닐터, 아쉬움과 여운이 남기는 건 후편이 기다려 진다는 뜻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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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이야기 1 - 최초의 경제학자 관중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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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중국의 뼈대를 세운 춘추전국시대!


지은이는 오랫동안 중국을 여행하다 어쩌다 조그만 부족 국가가 서로 다른 이질적인 문화들을 통합하여 오늘날의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만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오늘날의 중국이라는 뼈대가 형성된 '춘추전국시대를 재조명하기에 이르렀다. 난세의 많은 영웅호걸들이 탄생하는 법이라 춘추전국시대를 다룬 책들이 많다. 대부분 읽기 쉬운 이야기 형식을 띠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책이 여타의 책들과 다른 점은 춘추전국시대의 탄생부터 역사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역사는 상商나라에서 시작되어 주나라와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거대한 제국으로 발전했다. 춘추전국의시대를 거치며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들이 탄생했으며, 농업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로서 조세체계와 상비군이 만들어졌으며 마침내 진秦이 최초로 중국을 통일하고, 한漢이 이를 계승하여 오늘날의 중국이 탄생하게 되었다. 춘추전국은 ‘중국’을있게한 중요한 시기며,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춘추전국시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춘추전국시대 초기에는 200여 개나 되는 제후국들이 각국의 생존을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던 격동의 시기이다. 생존과 경쟁의 싸움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해 힘과 지혜를 겨루었고, 주나라가 무너지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또다른 제국이 세워졌다 사라짐을 반복하며 그 토대위에 역사가 만들어 졌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역사속에 녹아 있음이며 사람들뿐 아니라 사회를 이루는 모든 제도와 정치, 경제 등이 형성되고 
진보하여 오늘을 있게하였다.

 

관중,그사람은....
중국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를 바라보다 마주한 사람, 관중. 춘추오패 중 첫 번째 패자인 제나라 환공을 세운 인물로, 춘추시대의 경제체제, 행정, 군사, 법률, 외교 등 모든 방면의 질서를 세운 사람이다. 그는 기존의 예법보다 자신들의 입으로 말한 기준을 지켰다. 기준을 남이 지키게하려면 먼저 자신이 지켜야하지 않겠는가,  법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또한 법을 공정하게 누구에게나 행하는 사람도 드물다.허나 그는 늘 언행일치로 신뢰를 받았으며, 사람들은 관중에게 벌을 받아도 그를 원망치 않았다 한다. 인을 바탕으로 백성들이 잘먹고 잘 살게 하는 것을 치국의 우선으로 삼았기에. 
사람들은 제나라에 가면 안전하게 잘 살수 있고, 마음대로 장사할 수 있고, 땅을 개간해도 적은 세금만 물면 되기에 앞다투어 제나라로 몰려왔다.

 

사농공상의 분업, 시장의 활성화, 국제무역, 농지개간, 세제개혁, 행정체제 확립, 삼군제도의 정비, 법령의 집행 방식 확립, 회맹질서의 수립 등 관중의 의해 실현된 이 질서는 후대로 계속 이어졌다. 관중은 과거와는 전혀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그가 제시한 패러다임은 오늘날의 중국을 만들어냈다.

 

'춘추전국이야기'에서는 치열한 열국의 각축과 흥망성쇠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는 안목을 기르고,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주변환경과 정세의 흐름을 지켜보며 인생의 의미 함께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특혜 의혹으로 시끄러운 요즘 그의 말이 우리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말했다. "지위와 실력이 일치하느가? 지위에 비해 실력이 좋지않으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실력이 출중하나 지위가 낮으면 승진해야 한다". 이것이 그의 원칙이다. 공이 없으면 친척도 쓰지 말아야 하며, 인재를 정확히 쓰려면 능력에 상관 없이 특정인을 편애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명쾌한가. 제갈량도 스스로 관중과 같은 사람이 되고자 했으니 그의 마음씀이 공명하고, 권하고 경계하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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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깊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파리는 깊다 - 한 컬처홀릭의 파리 문화예술 발굴기 깊은 여행 시리즈 1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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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여행하는 단 하나의 특별한 방법
'파리는 깊다'란 그만그만한 파리 여행서려니 하고 읽었다. 어느 골목길 깊숙한 곳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게 되었을까 생각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이내 

여느 여행기와는 사믓 다른 이 책만의 파리는 호기심 가득한 관광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느긋하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 파리가 지닌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의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 이 책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나 개선문도 베르사이유 궁전 이야기도 없다. 다만 파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파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파리만이 지닌 매력속으로 깊이 빠져든다.

 

파리는 예술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저자의 취향이 물씬 풍기는'파리 예술 산책'이다. 저자는 오르세와 오랑주리, 로댕과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을 관람하며 예술가들이 활동했던 시대에 파리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과거의 속 파리를 끄집어내 보인다. 파리를 예술가들의 도시로 만든 몽마르트르 언덕은 다른 곳에 비해 숙식을 싼값에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난한 예술가들은 그곳에 모여들고 서로의 예술세계를 공유하고 친구가 되었다.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등 당대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언덕에서 그림을 그렸고 술을 마시고 파티를 즐기고  잠을 잤다.
현대 예술의 산실인 ‘라팽 아질’이 있고 우연히 길을 걷다 마주친듯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파격적이고 급진적인 이미지와 스크린속 <물랑 루즈>의 파리와 캉캉춤믈 추는 무희의 툴루즈-로트렉의 ‘물랑 루즈’ 포스터로 파리는 퇴폐적이며 몽환적인 이미지가 겹쳐진다.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를 그린 르누아르는 그의 그림속에 삶의 즐거움과 파리에 대한 애정을 담았고, 피카소는 파리에서 새로운 예술의 장을 열게 된다. 마네와 모네 같은 그당시 비주류 화가들이 이곳을 기점으로 활동하며 인상파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위대한 조각가인 로댕,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은둔 생활을 하던 귀스타브 모로, 모네의 수련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 파리 이외에 지구상에 또 있을까. 수많은 예술가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파리는 그야말로 전체가 거대한 예술의 도시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림과 또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현대적 예술인 사진과 영화가 파리에서 탄생하였고  나다르, 외젠 아제, 만 레이와 같은 사진가들이 파리의 다양한 모습을 그들의 카메라에 담았다. 고다르, 트뤼포 같은 누벨바그 감독들은 사회의 모든 이슈를 영화에 담았으며 영화가 시대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누벨바그와 5월혁명을 거치며 영화는 여전히 파리속에 건재하다.


 

파리를 산책하다
이 책의 두번 째 이야기는 파리의 풍경을 돌아보며 도시를 느긋하게 산책하는 것이다. 사람들 붐비는 번잡함을 피해 파리를 즐겨보자. 건물들 사이에 숨어 있는 오래된 골목. 그런 길들을 찾아서 걷다 마주친 오래된 작은 가게와 아담한 카페, 시끌벅적한 비스트로 같은 공간.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파리를 걷는다. 저자는 바쁘게 돌아다니면 여행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원의 자연스러운 초록빛을 즐겨보고, 조금은 느린 여행자가, 산책자가 되어. 정해진 시간과 예산 속에서 바쁘게 움직는 관광객의 일상을 잠시 잊고 잠깐 동안 여유로운 여행자가 돠보라고 말한다. 

오래된 책 냄새가 나는 서점에서 보물찾듯 고서를 찾아 보고,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선 행복한 얼굴로 채을 읽고 있는 헤밍웨이와 조이스를 만날 수 있을 것만같다. 서점들의 역사와 분위기를 소개한 저자의 이야기에 파리의 서점으로 한달음에 가보고 픈 충동이 들기도한다. 모든 것이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속에서도 그곳만은 그대로일 것 같다.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그곳의 시계는 아주 조금씩 갈 것 처럼 느껴진다. 



파리의 중심을 흐르는 센 강, 그 강 위에 놓인 퐁뇌프 다리, 미라보 다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파리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보고 싶던 곳이다.  영화 <퐁뇌프의 연인들>를 떠올리며, 아폴리네르의 시를 읊조리며 <미라보 다리>를 직접 걸어보고 낭만과 추억을 간직한 역사속 장소에서 센 강을 굽어보고 싶다. 파리의  유서 깊은 레스토랑과 카페를 찾아가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분위기를 느껴보라고, 너무 비쌀까 겁먹을 필요 없이 파리에서 걷다 지치면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배를 채우고 목을 축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냐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카페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파리는 도시라는 공간을 넘어 근대예술의 탄생과 죽음을 품고 있다. 도시와 공존하는 묘지는 죽음의 장소라보단 차라리 예술을 사랑했고 파리를 있게 한 예술가들의 혼을 만날 수 있는 한적한 사색의 공간이다. 저자는 그들의 자취를 찾아 파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숨겨진 장소를 발굴하고 그만의 파리를 찾아낸다. 진짜 파리와 만나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지긋이 파리를 바라보면 나만의 파리가 보일 것이다. 지금껏 몰랐던 파리의 모습을 들여다 보며 예술가들이 왜 그토록 파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들의 생애에 파리가 지닌 특별함과 그곳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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