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대학이 선택한 천재들의 이야기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등 지금 전 세계는 판타지의 매력에 빠져있고 인기에 힘입어 많은 유사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별한 판타지 소설을 만났으니 판타지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버린 성인용 판타지 소설 <마법사들>이다. 레브 그로스먼의 세 번째 작품인 <마법사들>의 주인공은 현실의 가치를 부정하며 할하루르 따분하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17세의 쿠엔틴 콜드워터이다. 그가 현실 도피처로 어릴적 읽어던 판타지 소설속 필로리를 꿈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울한 천재 쿠엔틴의 손에 우연히 들어온 마법대학의 초청장. 매년 우수한 청소년들을 모아 입학시험을 치른 뒤 신입생을 받고 있는 브레이크빌스 마법대학과 사회적 성공의 지름길인 프린스턴대의 입학 사이에서 고민하던 쿠엔틴은 필로리의 꿈을 안고 마법대학에 입학 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의 생활은 그가 꿈꿔왔던 환상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마법 역시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마법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이나 외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에 지식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마법이다. 전세계의 천재들이 모인 학교에서는 더욱 치열하게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밤낮을 새워 경쟁하듯 마법학을 공부하지만 결국 현실 속에서 공부만 하던 자신의 모습과 장소만 바뀌었을 뿐임을 깨닫게 된다. 학교 안에서 여자 친구도 사귀고 싸우고 경쟁하며 그들만의 모험을 즐기기도 하지만 최고학년에 오른 쿠엔틴은 졸업생들을 보며 진로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과연 그가 마법대학을 졸업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법대학을 졸업한 후 뚜렷한 목적도 삶의 방향도 찾지 못한 채 음주와 파티에 빠져 되는대로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현실과 다를바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과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공감하자만 한편으로 왠지 우울하고 판타지가 지닌 미덕에 반한 이야기에 배신감 마저 든다. 우여곡절 끝에 친구들과 어린시절 그토록 원해던 마법의 세게 필로리로 향하는 마법의 버튼을 찾아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액자 구성 방식으로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판타지 소설〈필로리>시리즈는 작가의의도된 허구의 작품이지만 벽 속의 시계로 들어간 남매들이나 환상의 생물들과 함께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는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게 하고 그들이 만난 거대한 토끼와 걸어다니는 나무는 '오즈의 마법사' 에서 막 튀어 나옴직하다. 아름다운 물의 요정도 만나고, 술집에서 맞딱뜨린 곰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거대한 사마귀가 쏜 화살에 맞을 뻔하기도 하지만 그곳은 더이상 꿈과 모험이 가득한 세상이 아니다. 악당으로 부터 선의의 생물들을 구하고자 그들과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지만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옆에서 친구가 피흘리며 죽어가고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있는 끔찍하고 피하고 싶은 순간일 뿐이다. 싸움에서 승리한 인간의 아이가 필로리의 왕과 여왕이 된다는 결말의 완벽한 환상의 세게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상이 마법이면 더이상 매력적이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은 그저 현실일 뿐이다. 만만치 않은 분량과 소설속 이야기가 겹쳐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쿠엔틴이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고 여러 모험을 거치며 성장하는 그러면서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이 그의 갈등과 내면 세계와 함께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가 원하는 행복이 진실로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따분한 일상의 탈출만은 분명 아닐터, 아쉬움과 여운이 남기는 건 후편이 기다려 진다는 뜻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