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 - 소설로 읽는 3만 년 전의 인류사 에듀 픽션 시리즈 8
마르크 클라프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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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숨겨진 이야기
막연하게 알고 있던 후기 구석기 시대에 살던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이책의 주인공이다. 그들이 공존했을 시기의 지금과는 다른 유럽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역사속에 박제 되었던 그들의 모습이 마치 실제인양 눈앞에 펼쳐진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베일에 싸인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학설을 바탕으로 소설 형식을 빌어, 인류의 조상이 살던 먼 역사 이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입시공부의 부작용인지 여태 인류의 조상의 변천사를 시대별, 특징별로 외우기에 급급해 그들이왜 멸종했으며 다른 인류의 조상이 공존 했을가는성을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다.그러다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여러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 네안데르탈인의 삶과 투쟁, 그리고 사랑 이야기


약 3만 년 전쯤 현생인류의 조상인 크로마뇽인들은 도구를 다루는 놀라운 기술과 뛰어난 머리로 인간보다 더 크고 힘센 동물들을 사냥하며 새로운 강자로 이 땅의 정복자로 자리를 잡았다. 그들이 이 땅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어 가는 동안, 오랜 세월 사냥과 채집을 하며 광활한 툰드라를 지배하던 고대인들은 혹독한 기후 변화와 신인류의 습격으로 점차 살 곳을 잃고 죽어 가고 이들 신인류 가운데 홀로 살아남은 고대 네안데르탈인 마지막 생존자를 '아오'를 통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운명을 거부하는 아키나아와 사냥꾼 아오의 만남,


새 부족 인간들의 공격으로 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년 아오는 자신과 같은 고대인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그들을 찾아 외로운 여행을 떠난다. 잔혹한 새 부족 인간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가 도망친 새로운 인간 아키 나아는 임신한 몸으로 운명을 거부하고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한다. 부족을 찾아가던 중 아키 나아는 아이를 낳고 아오는 그녀와 아기를 만나게되 그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그들을 추격하는 새 부족 사냥꾼들로부터 모자를 보호한다. 그들은 비록 서로의 모습과 언어는 다르지만 믿음과 우정을 느끼게 된다. 아키 나아의 부족이 사는 호수 부족의 땅까지 함께 동행하기로 한다. 

 

도중에 새 부족 사냥꾼들에게 인질로 잡혀간 여인들을 구하기 위해 온 아키 나아의 부족 사냥꾼들을 만난다. 아오는 이들에게 귀중한 먹을것을 나누고 잠자리를 제공하지만 겉모습이 다른 아오를 사냥꾼들은 두려워하고 멀리한다. 호수 부족의 땅에 도착해서도 아오를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아오의 진실함에 점차 그들도 호의를 보이고 그들과 의사소통하는 법과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이키 나아와 혼인하고 부족들과 차츰 익숙해지지만 그는 여전히 이방인일 뿐이다. 자신과 같은 고대인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그는, 고대인이 살고 있다는 마을을 향해 긴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를 지지하고 도와 주던 아키나아의 남동생이 그의 곁을 따른다. 마침내 자신과 같은 외모의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는 이내 실망하고 만다. 더이상 그들은 그가 알더 자연의 정령과 소통하며 평화로게 살던 그의 부족이 아니였다.

"돌아왔구나"

" 네. 아오는 돌아왔습니다. 아오에겐 다른 사람들은 필요 없습니다."

그는 그를 기다리는 아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를 닮은 아들도.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 부족 인간들은 폭력적이며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도 없다. 그들에게는 오직 힘과 싸움, 그리고 지배가 있을 뿐이다. 그들과는 달리, 튀어 나온 이마와 턱, 온몸의 대부분이 털로 덮여 있는 두발로 걷는 유인원에 더 가까운 외모의 네안데르탈인 아오는 주변의 사물이나 타인, 죽은 선조들의 영혼과 교감하며 사물과 소통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안다. 그 나름의‘우리’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함께 살기 바란다. 겉모습은 우리와 더 비슷한 새부족과 비교하여 아오를 인간 답지 못하고 미개하며 짐승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까. 차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것들을 기꺼이 배우려는 아오와 그의 용감하고 매력적인 아내 아키 나아는 이 땅의 새로운 주인으로 살아가리라.


고대인들의 삶을 통해 본 그들의 일상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력과 잘생긴 외모에 그럴 듯하게 포장된 겉모습이 인간다움의 기준이라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사람의 심성을 알아볼 줄 아는 아키 나아와 같은 현명함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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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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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갖 대학에 입학한 세내기인 내가 처음 접하게 된 대자보의 시뻘건 글씨로 정갈하게 쓴 '연대'라는 글귀를 떠올린다. 연대보증이니 연대책임 같은TV 뉴스로만 듣던 단어이기에 연대란 그을 본 순간 왠지 불온하고 겁부터 났다. 내 의지와는 달리 붓글씨와 챠트글씨를 좀 쓸 줄 안다는 걸 아는 선배의 부탁으로 선홍빛 페인트로 몇장의 플랜카드와 대자보를 쓰다가 호기심반, 두려움 반으로 소위 학생운동에도 참여해 봤다. 그 후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연대'란 핏빛 글자가 왜 지금은 따뜻함과 그리움으로 기억이 되는건지 나도 잘 몰랐더랬다. '빵과 장미'를 읽기 전에는.    

  

 아이들이 워낙 뉴베리 수상작을 좋아하는 까닭에 한 권씩 사다보니 웬만한 수상작들은 모두 읽어 본 까닭에 이 책 역시 뉴베리 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기에 읽게 되었다. 소설은 작가가 우연히 본 한장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회주의자 노동회관에서 서른다섯명의 아이들을 찍은 시진 밑엔"' 빵과 장미 파업'동안 베러에 머문 매세추세츠 주 로렌스의 아이들"이란 글귀가 쓰여있다.  왜 아이들이 머나먼 버몬트 주로 보내져야만 했는지, 그 사연이 궁금했단다. '빵과 장미'라는 슬로건이 생겨난 1912년 미국 메세추세츠 주 로렌스의 역사적인 파업의 현장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아이의 시선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들은 빵을 원했다. 하지만 그저 빵만 필요한게 아니라 장미도 원했던 것처럼, 파업을 통해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로사는 늘 학교에서 일등을 도맡아하는 똑똑한 소녀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 근근히 먹고 사는 형편임에도 열심히 공부한는 이유는 배움이 가난을 벗어나는 유일한 출구라 여기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대신해 엄마와 언니가 공장에서 벌어오는 주급으로 생계를 꾸려가지만 서로를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따스한 가족이다.

그러던 어느날, 식구의 생계수단인 공장에서 파업이 일어나고 로사의 엄마는 공장이 아니라 거리로 나간다. 학교 선생님은 파업이 나쁜 것이라 말하고, 로사는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 스럽기만하다. 파업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마침내 동네 아이들은 멀리 바몬트와 뉴욕으로 '휴가'를 떠나게 된다. 말이 휴가지 파업으로 정신없는 어른들을 대신해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아이들을 맡아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살뜰히 보살피며 전국에서 모금한 성금을 보테며 그들의 파업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준다.

 

  이 글의 또다른 주인공 제이크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늘 술에 절어 제이크에게 폭행을 일삼고 그의 굽료를 갈취하는 주정꾼 아버지와 산다. 제이크는 스스로 먹고 살기 위해 도덕질과 거짓을 일삼고 빵 한 조각을 얻기위해 성당의 모금함에 손을 대기도 한다. 그의 유일한 돈벌이인 공장이 파업을 하자 얻어 먹기위해 파업에 동참하며 자신을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 동료애와 소속감을 느끼지만 형편없는 주급과 공장주의 횡포보다 자신이 벌어온 돈을 모두 빼앗아고 매질까지 하는 아버지가 더 두려웠다. 아버지를 피해 쓰레기 더미에서 잠을 청하려던 제이크를 로사는 자신의 집에 몰래 재워주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로사는 파업의 정당성이나 사회의 문제들은 관심 밖이다. 다만 파업에 참여한 엄마와 언니가 무사하고 파업이 빨리 끝나 공부도 계속 할 수 있기 원했다. 반면 파업을 바라보는 제이크의 시선 또하 남들과는 다르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따뜻한 음식과 잠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파업은 그에게 아무 문제가 될수 없음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을 잠시나마  안정된 곳으로 보내자는 위원회의 의견으로 로사는 버몬트 주로 떠나게 되고, 아버지의 주검을 발견하고 두려움에 도망치듯 버몬트 주로 온 제이크를 로사는 오빠라고 거짓말을 하여 노부부의 집에 함께 머물게 된다. 노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도 로사는 가족을 걱정하고 그리워한다. 반면, 제이크는 두려움 때문에 그곳 생활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파업이 노동자들의 승리로 끝나고 로사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아들을 잃고 마음을 닫고 사는 무뚝뚝한 노인과 제이크는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된다.

 

 '배러에서의 휴가'에서 두 아이는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비천한 고아의 스토리는 '올리버 트위스트'난 '레미제라블'를 떠올리게 하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자 용기내어 일어선 사람들과, 그들에게 지지와 도움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선의와 연대를 경험하며 두 아이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미국 산업혁명 당시의 이민 노동자들의 억압과 착취의 삶이 날설지만은 않기에 마음 한켠이 저릿해져 온다. 자기 가슴을 쿵쿵치며 노인이 한 말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유의 싸움은 총으로는 못이기지. 가슴으로 이기는 거야. 이안에 있는 강한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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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윈터
대프니 캘로테이 지음, 이진 옮김 / 시작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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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예회 때 분홍색 타이즈에 나비 날개같은 드레스를 입고 깃털 장식의 관을 쓴 금방이리도 날아갈듯 한 춤사위의 발레반 학생들의 공연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로 정식 발레단의 공연을 여러차례 보았지만 그 때의 황홀함, 소름돋는 짜릿한 충격과 감동은 경험하지 못했다. 나의 무감각과 발레에 대한 어설픈 상식으로 인해 춤추는 발레리나를 보면 아름다움에 앞서 갸나픈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혹독한 다이어트를 할까, 동작 하나 하나를 몸에 익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반복적인 연습을 해야만 하는지. 그네들의 체중을 발끝에 싣고 날아갈듯 사뿐히 걷기위해 망가진 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천상의 몸짓을 닮은 가장 아름다운 동작은 아마도 발레리나의 몫임은 틀림 없을 것이다.

 

냉전시대 볼쇼이 발레단의 전설적 프리마 발레리나.화려함 뒤의 그녀의 비그적 삶과 사랑.

이 책은 1950년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였지만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망명한 전설적인 여인 니나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화려한 성공과 명성 뒤에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눈물과 회한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음을 고백하는 글이기도하고 자신을 낳아준 생모를 찾고자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스탈린 시대 러시아와 현대의 보스턴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을 읽으며 발레에 관한 지식과 전문 용어들, 우아한 동작들에 대한 묘사는 처음 발레를 접했을 때의 순수함과 낯섬을 떠올리게 한다.  


 

노년의 나이에 접어든 발레리나 니나 레브스카야가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유명한 보석들을 자선 경매에 내놓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토록 아끼던 보석들을 처분하면서까지 자신과 관련한 기억을 떨쳐버리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보석들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소식에 보스턴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그리고리 솔로딘은 평생 동안 간직해온 값비싼 호박 목걸이가 그녀의 보석 세트의 일부라며 기증한다. 양부모를 따라 러시아 국경을 넘은 그는 자신의 부모와 어릴 적 기억에 관한 진실을 알고자 한다. 어떤 연유로 니나의 보석과 한 세트인 희귀한 호박 목걸이를 그가 갖게 되었을까.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한편, 경매가 진행되면서 니나는 그녀의 삶의 전부였던 발레와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시인 빅토르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아름다웠더 한 때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한다. 누구보다 화려한 과거를 지녔지만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그녀, 불신과 혼란의 스탈린 통치 하에서 그들의 열정과 예술적 감성은 억압과 구속에 시들어 가고, 

사랑은 끊임없이 시험당하며 배우자조차 믿지 못하고 한순간의 오해로 사랑과 신뢰, 가장 소중했던 친구와의 우정마져도 잃게 만들었다. 발레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절망과 회한의 세월을 살아온 그녀, 그토록 잊고자 했던 과거였거늘 이제 그녀는 과거와 만나고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그래서 사랑이 위험한 거야. 인간은 사랑을 위해서 일어서고 사랑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하긴, 자네야말로 누구보다도 잘 알겠군. 러시아는 조국에 대한 사랑 외에는 모든 사랑을 억압했으니까."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은 인간을 강하게 만들죠. 사랑을 위해서 인간은 때로 미친 짓을 하니까요."
( p.433~434)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 아름다운 언어가 빚어낸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가 급박한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사랑의 깊이와 신뢰에 대해 생각해 보며, 배신에 절망하고 시련 때문에 가슴 아파할지라도 그 것 또한 사랑였음 깨닫게 된다. 소복이 쌓인 눈이 온 세상을 깨끗하고 환하게 만들고 니나의 조용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릴듯 하다. 
"모스크바는 눈으로 뒤덮였을 때가 가장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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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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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으며 나의 열네 살은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며 그때의 내 나이 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딸아이를 본다. 누구나 지나게 되는'열네 살'이 왜 그토록 특별 한지, 긴 인생의 한 시점일 뿐인 열네 살에 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 이유는, 초, 중, 고의 학년제의 중간으로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이며, 한 사람의 어른으로 자기 삶에 책임을 지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형성해가기 시작하는 나이이기 때문일 게다. 그렇기에 열네 살부터 어른들은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며 남보다 더 강하고 뛰어나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독려한다. 열네살의 아이들에겐 세상이 모두 신기하고 하고싶은 일도 많을 것이다. 허나 어른들의 강요에 못이겨 공부에 모든 것을 올인하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나 많은 꿈들이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무참히 꺾여 버렸으며, 사춘기의 한때 방황이라며 아픔을 겪는 아이들을 방관하며 그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것 이라 무시해 왔는가.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더 자극적이고 유혹의 손길은 깊다. 하지만 아이들은 더 바쁘기만하다.

 

부모나 공부보다 친구와 게임이 더 좋고, 패션 등에 관심이 많고 연애인에 열광하는 평범한 열네 살 연주에게도 공부 보다는 춤과 노래가 더 좋다.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 연주에게 공부와 엄마는 넘어야할 높은 벽이다. 가수가 되든, 다른 무엇이 되려든 간에 공부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지론이다. 연주도 막상 가수가 꿈이긴해도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기에 다른 친구들처럼 따분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백화점에서 만나기로한 연주는 백화점 행사인 공개 오디션 포스터를 보게 되고 묘한 흥분을 경험한다.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막상 접수하려는데만 이미 기간이 지났단다. 실망하며 돌아설 수 밖에 없는 연주에게 친구는 수학여행 장기자랑에 나가 보길 권한다. 일등 하는 꿈에 부풀지만 이번에도 여의치 않다. 참가 선수들은 기존의 곡이 아닌 창작곡을 불러야 한단다. 열네 살 소녀에게 꿈을 향하 길은 멀기만 하다. 하지만 그녀에게 좌절은 어울리지 않다. 

아픔이 있어도 꿋꿋하게 털고 다음 기회를 준비 할 것이다. 

 

가슴속에 간직한 짝사랑하는 선배 오빠가 유학을 간단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위해 머나먼 남의 나라까지 간다니 허전하고 알수 없는 아릿한 아픔에도 그저 그가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랄 뿐이다. 그녀의 꿈을 응원하기는 커녕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빨리 포기하고 다른 길을 알아보라며 악담도 서슴치 않는 엄마가 서운하고 화도 나지만 그럴 때마다 연주는 생각한다.

'난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가의 딸도 아니고, 대단한 얼짱도 아니다. 명문대가 보장된 수재도 아니고, 단번에 스타가 될 재능도 없다. 하지만 난 이렇게 나를 잘 알고 있고, 나를 아는 만큼 노력한다. 지금의 나를 위해, 먼 미래의 나를 위해...'

 

열네 살 연주의 일상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면 기다리고 있던 학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늘 반복적으로 공부에 지친 아이들을 학원 앞에 쏟아 놓고 늦은 밤, 수업을 마친 연주를 다시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친구들은 경쟁상대일 뿐이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강요에 못이겨 꽉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감정이 메마른 로봇이 되어만 간다. 연주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10대들의 모습이며 다른 아이들 또한 연주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좌절의 연속이지만 그녀에게는 언제나 옆에서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 무엇보다 꿈이 있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연주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비록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헤맬지라도 

그녀는 당차게 그녀 앞에 놓인 장애물들을 하나씩 헤쳐나가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도 그러했듯 열네 살의 연주 또한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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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 마음을 여는 신뢰의 물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3
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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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중물이라는 소재를 빌어 '배려'와 '경청'에 이어 서로를 믿는 마음 '신뢰'가있을 때 비로소 성공을 넘어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사람이 물 없이살 수 없듯 삶 또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어야 함을 강조하며 '물'이라는 소재를 통한 소통과 믿음이 이야기의 큰 흐름을 이루는 독특한  형식을 이룬다.
‘마중물’은 순수한 우리말로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뜻한다. 내가 먼저 신뢰의 마중물을 부으면, 고여 있던 샘물이 솟아올라 물줄기가 되듯이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강물을 이루게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기존의 자기개발서와는 달리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듯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혀진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게 뭐냐는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꼽고 있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의 문제이며 속고 속이는 일이 다반사인 세상에 누구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늘상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자신의 성공과 행복에 직결될 때 사람들은 믿음을 져버리고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믿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야말로 성공과 행복의 열쇠임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아들과 아버지
정수관련 일을 하는 회사를 운영하던 류 사장은 정수처리 사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을 받으며 시장자체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경쟁 업체의 성장과 인력 유출, 정수 필터의 개발이 벽에 부딫치며 자금난을 겪게 되고 급기야는 과로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류신은 어머니이 죽음 이후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부자간에 불신의 골은 깊어져 서로 대면대면한 관계였기에 그동안의 회사경영이나  내부 사정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이다. 더군다나 아버지와 창업 동기이자 2인자인 배 전무는 류 사장과는 다른 노선을 가려하고 아버지가 비밀리에 연구해온 신기술 개발 기술이 담긴 아버지의 노트북 기밀파일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암호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는 갈등한다. 누가 적이며 누굴 믿어야할지... 류신은 동료이자 배 전무의 조카인 수연과 함께 암호를 풀기위해 아버지가 살아온 삶을 역으로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왜 그토록 물에 집착했는지‘만인을 위한 물’을 위한 아버지의 열정과 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 역시 오해로인한 문제였음이 밝혀진다. 불신과 기회주의에 편승한 직원들의 이탈이 속출하는 가운데. 수수께끼 같은 암호를 풀어나가던 류신은 직원들 개개인의 이익과 회사 공동의 이익 사이의 대립을 극복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며 사람의 마음을 여는 신뢰의 힘이야말로 해결책임을 깨닫게 된다.

 

"사람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그 믿음은 누군가에 의해 처음 시작되어야만 합니다. 믿는다는 거, 아무래도 내가 먼저 믿어야만 될 것 같아요. 그래야만 상대방도 나를 믿게 되겠지요. 그렇게 시작된 한 사람의 믿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지면서 결국 신뢰의 커다란 그물을 만듭니다. 우리 모두를 담을 수 있는 거대한 그물 말입니다." 류신이 손으로 그물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할 가장 귀중한 보물은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사람이 용기 있게 시작한 믿음은 결국 많은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비밀의 열쇠가 될 거예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임을 깨닫된다.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신뢰해야하며,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통해 상대방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어렵지만 중요한 것임을 '마중물'의 의미와 함께 알게된 소중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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