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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 매달린 원숭이
헤르만 요세프 초헤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가 불경스럽다고 생각하고 선입관을 가지고 책을 접하게 되었다. 지은이가 신부임을 안 후에야 특정 종교를 폅하 시키고자 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왜? 원숭이가 십자가에 매달려야만 했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중세 기독교가 대죄라고 명명한 7가지 죄악인 쾌락, 탐식, 무관심, 시기심, 분노, 자만심, 탐욕을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사는 우리가 저지르는 죄와 다름이 없으니 인간이란 시대를 불문하고 알고 있음에도 같은 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음이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서 나보다 더 나쁜 사람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자신의 죄를 상대적으로 가벼이 하고자 한다. 일종의 군중 심리가 작용하는가 보다. 인간이 빠지기 쉽고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죄를 7가지로 구분하여 현시대에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아무 저항없이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악습과 악덕이 방치되었을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살펴본다.
우리 시대는 과연 무엇을 탐닉할까? 돈, 성공, 명예, 아름다움 등 이 시대 우리가 탐닉하는 것들이 먼 옛날 중세의 7가지 죄악의 특성과 오늘날 현대사회의 정신에 어떤방식으로 반영되고 있는지, 이런 특징들은 어떤 미덕으로 대체될수 있는지에 관해 살펴 보자.
20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성공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향해 앞으로 달려왔다. 성공의 쾌락을 맛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능력 있고 성공한 자 곁에서 성공 신화를 따르고 숭배해 마지 않는다. 성공하기 위해 저마다 애쓰고 있지만 '의미'를 상실한 성공은 성공일 수 없으리라. 자신의 직접경험만을 우선시하는 ‘경험의 탐식’이 호황을 누리는 요즘, 타인의 경험에는 별 관심이 없고 신제품이나 최첨단 기기가 발매될 때 사람들은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공동체의 경험에 참여하려고 한는 데 이는 무조건적인 경험의 탐식이라 할수 있다.
경험이든 물건이나 권력이든 지식이든 욕심이 채워질때까지 탐욕스럽게 수집하는사람은 놓아주는 법을 모른다. 그 자신이 탐욕에 희생 당하고 그의 집착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비롯한 인간 관계도 희생 당한다. 놓을줄 모르는 사람은 그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다.
경험과 체험을 중시하고 삶에서 재밋거리를 놓치거나 자신이 체험하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체험 할때 시기심과 질투심이 생기며 이 감정은 시기하는 사람의 마음을 좀먹고 기회를 놓친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또한 나태와 무관심이라는 죄에 빠져 편안 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늘 새롭게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정열적으로 자유를 추구할때 창조적인 능력이 생기는지 알지 못한다. 인간은 자신이 행하는 모든일을 정열적으로 할 수 있고 그속에서 기쁨을 맛볼수 있음이다. 재미에 비해 기쁨이란 의미가 있을때만 가능하며 마음으로 부터 우러나는 지속적인 감정이다
어리석은 잡담이나 수다에 정신적으로 탐할지, 물질이나 권력의 노예가 될 것인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지 등 무엇이 현실적으로 중요한지 인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다행히 모든 가치를 수량화하여 상품으로 여기고 측정 가능성으로 판단되는 현대 사회에서 감정이나 사랑, 고통, 성공 등은 측정할수 없거나 수량화 할수 없다. 삶을 풍요롭게하고 의미있게하는 아름다운 질적 가치들은 수량화 할수 없으며 값으로 따질수도 없다.
이 책에서 7가지의 죄악을 겸양, 금욕, 부동심, 기쁨의 나눔, 열정, 순종, 양보 등의 미덕으로 바꾸어 나가자고 제안하고 있다. 악덕 만큼이나 미덕 역시 우리에게 늘 익숙한 단어들이긴 하지만 말처럼 그리 쉽게 미덕으로 바뀔것 같았으면 오랜 죄악의 연결고리가 애시당초 지금까지 이어져 오지도 않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미담이 들려온다. 가난하지만 늘 이웃과 나누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조적으로 주위에서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자살하거나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선을 행할때 어려움이 따르고 개인적인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악행은 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된다. 그렇기에 유혹과 어려움을 이기고 선을 행할때 사람들은 기쁘고 행복함을 느끼는가 보다. 행복이 비록 미덕을 행하는 과정에서 생기지만 그 자체가 행복은 아니리라. 삶에 의미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난 금 행복한지, 내자신에게 질문해 본다. 중요한건 우리모가 옳바른 길로 가고자 노력하는 마음가짐 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