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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들의 서 -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숭고한 철학적 죽음의 연대기
사이먼 크리칠리 지음, 김대연 옮김 / 이마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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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작은 부분에 사는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존재의 소멸에 대한 압도적 공포'라고 말한다. 즉 자신이란 존재가 지구상에서 사라짐을 뜻하는 죽음에 관한 공포에서 누구든 자유로울수 없음이다. 그렇다면 공포를 이겨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해답을 철학자들의 죽음에서 찾고자 한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곧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햇던 키케로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철학자들은 삶과 죽음에 관해 가장 많은 생각을 하였으며 이들에게 죽음을 바로 보고 죽음과 대면할 용기를 배워봄은 어떨런지. 그렇다면 철학자들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무슨 생각을 했으며 어떻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했을까? 품위있고 우아하게 용기있게 죽음과 대면 했을까?
이책은 탈레스, 솔론,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의 철학의 대가들 부터 공자, 장자, 맹자, 한비자를 포함한 고대 중국 철학자들과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대표 철학자들의 죽음과 기독교의 성인들, 르네상스 철학의 거장들을 아우르고 합리주의와 경험주의, 계몽주의 철학자인 데카르트, 파스칼, 라이프니츠, 비코, 루소, 몽테스키외, 볼테르 등과 라캉, 푸코, 들뢰르 등 현대 철학자에 이르기 까지 우리가 도덕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들어 봤음직한 철학사의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인 철학자 190여 명의 말년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악법도 법이라 말하며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택한 아리스토 탤레스, 그는 철학자란 죽음에 직면해서도 쾌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그들이 평소 품고 있던 철학적 소신대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철학적인 죽음을 택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철학자들 역시 저마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죽어갔음을 알수 있다.
하클레이토스는 쇠똥 속에서 질식사 했으며 디오게네스는 스스로 숨을 참는 방법으로 죽었다. 아퀴나스는 굵은 나뭇가지에 머리를 들이 받는 바람에 죽었고 토머스 모어는 참수형을 받았으며, 헤켈은 콜레라로 죽었다. 디드로는 살구열매에 목이 막혀 죽었으며 들롸즈는 폐기종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 했다고 한다. 철학자들의 광기와 불운, 열정과 자살등 기이하고 반전을 지닌 죽음을 살펴보면 죽음은 먼곳에 있지 않음이다.
철학자들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관해 쓴 다소 엉뚱한 이야기는 마치 철학사를 읽는듯한 많은 철하자들의 열거로 인해 막상 책장을 덮고 나니 머릿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은 몇 않된다. 자칫 너무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도 뜻밖인 경우가 많아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더불어 기이한 행동들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어젠가는 죽을수 밖에 없기에 죽음은 우리와 땔수 없는 관계임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기 보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죽음에 익숙해 지라고 저자는 철학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우리게 말한다. 쓸데없이 죽음에 관해 노심초사 하지 말고 죽음을 옳바르게 이해하면 영원불멸에 대한 헛된 갈망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