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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피의 천사 - 바나나 하우스 이야기 1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5
힐러리 매케이 지음, 전경화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큭큭, 호호, 하하하~ 이책을 읽기 시직한지 체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길이 없다. 바나나 하우스에 사는 카슨 가족처럼 자유롭고 별난 가족이 또 있을까? '새피의 천사'는 시종일관 웃지 않고는 도저히 읽을수 없는 작품이다. 아니 입양이란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다룬 이야기임에도 무겁기는 커녕 재미있고 유쾌하기만 하니 이 가족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런던에 자그마한 작업실을 갖고 있는 화가인 아빠, 같은 화가지만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 한구석에 작업실을 차린 아이들은 자유롭게 커야 한다는 교육 철학과 결코 야단치거나 화내는 법이 없는 낙천적인 엄마, 4남매의 맏이며 운전교습 중 멋진 강사에 푹 빠진 캐디, 극지 탐험가가 꿈이기에 고소공포증 치료를 위해 훈련하는 집안의 요리사를 도맡아하는 인디고, 성격이 좀 사납긴 하지만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 새피,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는 막내 로즈.
화가인 엄마에 의해 지어진 캐디, 세피, 인디고. 로즈는 각가 카슨씨의 아이들 이름이며 특이 하게도 모두 색상표에 나와 있는 색깔 이름과도 같다.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새피가 자신의 이름을 색상표에서 발견하지 못한 어느날까지는.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새피. 여덟 살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충격적인 사실임에 틀림 없다. 새피도 큰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가족들의 좌충우돌, 정신없는 행동들 탓에 누구 한 사람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동생이 언니가 입양아란 사실을 알게 되었어도 그게 뭐 큰일인가? 라고 되려 우리게 묻는듯 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새피와 가족들. 그들의 사랑과 가족이라는 깊은 유대감이 없으면 불가능 하라라. 새피도 모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으며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늘 자신만 이방인이란 생각을 떨칠순 없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 열세살이된 세피 앞에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새피의 천사상'을 받게 되고 천사상을 찿으러 친구 사라의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시에나로 여행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천사상을 찾게 되지만 새피에게 '천사상'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가족의 품을 잠시 떠나면서 그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기에.'새피의 천사'상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 소재이긴하나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세피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변화하는 가족 개념과 입양문제를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수 있도록 해준 작가의 대담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 미음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