텝스 숙어 A to Z - 어원스토리로 기억에 오래 남는
김상용.크레이그 류 지음 / 제이플러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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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해오던 영어공부에 실증이 날때면 한 번 쯤 토플이나 텝스시험을 보곤한다. 시험을 봐야 공부하는 것은 학생이나 어른이나 매한가지다. 목표를 정해 놓고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 계획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텝스 공부를 시작한 지는 얼마 돼지 않앗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본 결과 토플이나 토익은 오랜 기간 공부해 왔고 시중에 좋은 교재도 많이 나와 나름대로 부족한 부분들은 보충해 가며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있는 반면 텝스의 출제 경향을 비교 분석하여 숙어나 관용적 표현들만을 따로 묶은 책이 아쉬웠더랬다. 

 

원어민이 아닌 이상 영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다고 해도 영어 공부는 끝이 없다고 갈길이 아득하기만 할 뿐이다. 숙어(idiom) 란 영어 공부의 최대의 적이 아닐 수 없다.  쉬운 단어들도 서로 결합하여 새로운 숙어나 관용적인 표현으로 변신할라치면 그 뜻이 단어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기 십상이고, 문장속에 이 관용적 표현이 숨어 있다면 의미를 파악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나 뿐만아니라 영어를 공부하는 대부분의사람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일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느끼고, 미국, 일본, 영국, 그리고 한국의 숙어 책들을 수집하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시중에 나온 TEPS 숙어책의 내용을 총망라하여 한 권의 책에 담았다고 한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마스터하는 것으로 영어 공부를 끝내기라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밑거름이 되어 보다 쉽고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고 영어정복의 그 날을 앞당길 수만 있다면 책이지닌 가치는 충분하리라 여긴다. 관용구를 알고 독해를 한다면 문맥을 파악하기가 쉽고 책을 읽는 속도 또한 빨라짐은 당연한 일이겠고, 그로인해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어원을 알면 단어도 쉽게 잊어버리지않듯 숙어 역시 그 유래를 알면 이해하기 쉬울 분더러 기억하기도 수월하다. 숙어표현을 많이 알수록 고급영어를 구사함은 물론이고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는데 도움이 될뿐더러 미국드라마나 영화 시청시에 관용적표현이 쉽게 귀에 와닿느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부록 네이티브 따라잡기 훈련용 MP3를 이용해서 귀로 숙어표현을 익숙하게 들을수 있어 회화 및 듣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단지 눈으로 읽고 보는데 그치지 말고 반드시 귀에 익히길 바란다.


이 책의 내용은

1.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숙어를 abc 순으로 사전식으로 정리되어 보기 쉽고 찾기

   도 간편하다.


2. 해석을 덧붙여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3. 숙어와 바꿔 쓸 수 있는 비슷한 동의 숙어를 싣고 있어 함께 익히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4. 유래를 알면 숙어를 쉽게 외울 수 있다.
5. 참고로 같은 단어가 들어가거나 형태가 비슷한 숙어, 알아두면 요긴하게 쓸수

   있는 표현들을 정리하여 말 그대로 공부하는데 참고가 될만하다.

   이 참고까지 암기한다면 훨신 효과적인 공부가 될 것이다. 
6. 비슷한 형태의 숙어로 단어만 바꿔서 암기할 수 있는 숙어를 비교해서 외울 수

    있도록 했다.
7. 많이 사용하는 문장을 예문으로 들어 적어 놓았기에 이를 암기한다면 영어 공부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 등 인생의 많은 것을 알고 풍부한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되기에 지속적인 언어 공부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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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리퍼블릭 - Orange Republic
노희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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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출신 작가가 그의 고교시절 경험담을 그린 '오렌지 리퍼블릭'을 펴냈다. 90년대 압구정의 일명 '오렌지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그의 글들을 읽다보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지 슬쩍 의심이 간다. 

 

강남에는 세 개의 종자가 있단다. 재래종인 ‘감귤’. 개발 전부터 살던 원주민이거나 개발 초기에 집값이 싸다는 이유로 들어온 사람들로, 운이 좋은 편이기는 했으나 부자라고는 할 수 없고, 신흥 귀족을 형성한 80년대에 유입된 외래종으로 그들 중 일부가 이후 ‘오렌지’로 불리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강을 건너온 ‘탱자’가 있었으니 강남에 살지만 온몸으로 강북인 애들이란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회계사인 고등학생 노준우다. 키도 작고 소심한 성격에 빽도 없는 우리의 주인공은 8학군 친구들 사이에선 왕따다. 회계사 아들쯤은 오렌지 공화국에선 그저 일반 시민에 속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그의 왕따 극복기가 눈물겹게 펼쳐진다.  남다른 재능인 잔머리와 놀거리가 없던 왕따시절 읽어둔 풍부한 독서를 무기삼아 그는 잘나가는 또래 그룹에 접근한다. 국회의원, 강남 부자의 아들딸들이 속한 그들 패거리의 엽기적인 행각은 실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는 강북 부자의 외동딸 신아를 만나게 되고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그녀의 온갖 악취미를 알면서도 점점 그녀에게 빠져든다. 평범한 신세대임을 거부하며 신인류라 칭하는 그들의 유일한 생산방식인 소비문화 행태와 그들만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좋은 교육을 받는다는 건 별게 아니며 남들은 죽도록 노력해야 얻는 것을, 어떤 이들은 놀면서 터득하게 된다는 뜻이며 그게 노는 물이 좋다는 말의 진짜 의미였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대로 부와 권력의 배경이 또다른 선천적인 재능이다. 90년대 초반에 한국 최초의 힙합 그룹을 결성한 가수와 이십대에 한국의 음반 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된 엔터테인먼트계의 큰손이 모두 강남 8학군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니란다. '민주주의 사회는 공평했다. 종과 유를 막론하고 동일한 게임을 해야만 했다. 일테면 포유류거나 어류거나 똑같이 수영 실력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포유류는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어류는 하던 대로 하면 그만이다. 자유경쟁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냐? 해박한 인문학적 교양은 뭐고 뛰어난 예술적 소양은 무슨 소용이냐. 세계 명작보다 일본 만화가 위대하고, 미국의 팝이 러시아 클래식보다 예술적이며, 영혼의 깊이보다 메이커의 가격이 더 가치 있다는 게 어류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기준이었다. 억울하면 고래가 되는 수밖에. 생태적으로 우성과 열성이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다.

 

오렌지 리퍼블릭의 일원이 된 준우는 친구들의 우월한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선생님의 약점을 이용하여 협박과 타협을 하기도 하며, 강남출신을 내세워 향락을 일삼는 이들에게 복수 하기도한다. 그들에게 있어 청춘이라는 시간은 한번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은 주체하기 힘든 그래서 결코 멈출 수도 뒤돌아 볼 수도 없는 연소가 끝날 때까지 타야만 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무슨일이든 하지않을 수 없기에 그들은 복수와 일탈의 행위를 일삼는다.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가하는 복수임을, 승자도 패자도 없는 한판 게임임을 깨닫게 된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생이 된 그들은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그들만의 여행을 떠난다. 

길을 달리고 있는 게 아니라 차원의 경계를 통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속의 최면은 부산대교에 올라서자 우리를 비현실의 문턱까지 몰아넣었다. 중력은 검은 바다 속으로 추락하고 길이 사라진 허공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물안개가 펼쳐져 있었다. (중략)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인생의 어느 한때에, 우리는 온통 하얗게 빛나고 있는 어둠 속에서 그렇게 영원했었다. 세상의 모든 안개가 우리를 향해 침묵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작가는 90년대 강남에 대해 이야기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것은 우리가 강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평범한 서민의 눈에 비친 그들의 문화가 낯설고 부정적일 수 밖에 없음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무성한 소문으로만 듣던 오렌지문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와 세태의 일부를 글로써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음에 무게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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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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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고 나면 눈물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마음울 느끼게 된다. 철들무렵, 어느날 갑자기 늘 제자리 우뚝 서 있는 큰 고목처럼 우리의 울타리가 되어 주시던 아버지께서 응급실에 실려 가셨고, 곧바로 중화자실로 옮겨가시던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평소 운동을 좋아 하셨지만 운동만큼이나 약주를 즐기셨던 아버지의 간이 많이 나빠졌단 병원측의 말에 참았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맏딸이기에 동생들 앞에서 가슴으로 통곡하며 울음을 삼켰다. "나는 처음으로 눈물이 얼마나 무거운지, 때로는 몸보다 눈물이 무겁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이책의 글귀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 온다. 이 말의 의미를 알기에. 아버지께서 우리 곁을 떠날 수도 있구나, 난생 처음 싦과 죽음에 관한 생각을 했더랬다. 그렇게 나도 어른이 되어갔다. 

 

"성장이란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가슴에 슬픔 한 덩이를 품으면 어른이 되는 걸까. 성장 소설 '성인식'을 읽으며 한 소년이 예전의 나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시우 대신 내 모습이 거기 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시우' 는 어버이날을 맞아 오랜만에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에 온다. 맹장수술을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몸보신을 이유로, 집에서 기르던 개를 어머니는 아들 스스로 잡으라 하신다. 어머니의 그 마음을 알기에 거역하지 못하고.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한 생명을 제 손으로 죽이게 된다. 한편, 시우의 절친한 친구인 진만은 여자친구의 임신을 알고 사실을 가족에게 당당하게 밝히며 아이를 기르겠다고 한다. 아무 주저없이 미래를 계획하고 끗끗하게 살아가는 어른스러운 진만을 부러워하며 마침내 칼을 들고 자신이 직접 함께 자라 온 정든 개 칠손을 잡는다.  제 손으로  한 생명을 끊음으로써 오랫동안 애착을 가져왔던 대상과 스스로 이별하는 아픈 의식을 치루며 마침내 어른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다. 나름의 성인식을 치른 것이다. 시우의 갈등과 개 잡는 과정이 가슴 저미도록 섬세하게 그려진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 듯 허탈한 기분과 이젠 어린시절로 절대 되돌아 갈수 없음을 느끼며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중학생 슬기는 함께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슬기는 같은식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왕따를 시켰던 친구 정미를 떠올린다. 친구의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하며 후회와 죄책감에 정미의 집에 전화를 해보지만 정미는 그때의 상처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에 남았다는 말을 듣는다. 심각한 왕따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그린 '문자 메시지 발신인'이다. 가족들과 함께 함께 암탉과 오리들을 키우면서 지난번에 다니던 학교에서의 왕따로인한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자 전원생활을 선택했지만 그 또한 만만치 않다. 친구와의 관계는 여전히 서먹서먹하고 친구 대신 마음을 주던 동물들을 조용하고 안락한 전원생활을 방해한다며 위생과 소음 문제를 들어 법을 들고 나선 동네 주민들의 항의가 들어 온다. 더이상 시골도 닭과 오리를 키우며 살고자했던 가족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과 이기주의을 담은 암탉.

욕짱 할머니와 얼짱 손녀
에서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가금류의 살처분 명령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할머니가 가족처험 여기며 애지중지 키우던 '때까우'(거위)들 지키려는 할머니와 학교 선생님, 이장, 교회 목사, 경찰 등 동네 사람들과 맞서며 그들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어른들의 이해관계 사이에 끼인 손녀딸 필분의 갈등과 고민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산목숨을 생매장시킬 수 없다"는 할머니의 마음을 손녀 딸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홀자 끝까지 버티던 할머니는 거위들을 데리고 산으로 나가버린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와 함께 최근 정부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개방 선언 후 농민들은 삶의 기둥이며 희망인 소 값 하락을 겪게 된다. 전국은 연일 촛불시위로 떠들썩한 가운데, 인근 축산농민의 자살 소식을 접한 오연이는 광우병이란 단어가 농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몸소 체감하게 된다. "촛불시위마저 사치로 보인다"는 오연이에게 도시의 시위나 떠들썩한 신문,방송의 보도내용들은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청각장애자인 어머니와 늘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어느날 연락이 되지 않고, 아버지의 손에 들린 비닐봉지 속 농약병을 보게 되고 아버진 그제야 아들이 무엇을걱정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는 먼 나라 이야기 등 이 책에는 농촌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와 베트남 신부, 촛불시위, 조류독감, 광우병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이야기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단편속 주인공들은 모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고민과 갈등을 온몸으로 겪는다. 아픈 상처가 곪아 터지고 새살이 돋듯 그렇게 눈물과 괴로움의 터널를 지나 성인으로 거듭 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선 지난 날의 내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아픔을 딪고 선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듯 누구나 겪는 성장통도 지나고 나면 그뿐, 다 괜잖아 질 것이기에 힘내라고 어른으로 그저 지켜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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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 손턴 와일더의
손턴 와일더 지음, 김영선 옮김 / 샘터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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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놓이게 되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이어지고 비로소 이 쪽과 저 쪽편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되지요. 시대에 따라 그 형태나 재료가 다양하게 변해왔어도 다리의 역할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문명의 통로였음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714년 7월 20일 정오, 리마와 쿠스코 사이를 이어주는 프랑스의 성 루이 왕의 이름을 딴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보이던 그 다리가 무너지면서 시작된다. '사고 소식을 접한 순간 페루 사람들은 성호를 긋고 자신이 얼마 전에 그 다리를 건넜고, 또 얼마 후에 건널 예정이었는지를 마음속으로 헤아려보았다. 사람들은 쉼 없이 중얼거리며 넋을 잃은 듯한 상태로 우왕좌왕했다. 자신들이 골짜기 아래로 떨어지는 환영을 본 것이다. '-p.30 

다리가 무너지던 그 순간 우연히 다리를 건너던 다섯 사람이 다리에서 떨어져 죽게 됩니다. 그 순간 그곳에 있던 프란체스코회 선교사인 주니퍼 수사는 다리가 붕괴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는 "왜 이런 일이 하필 저 다섯 사람에게 일어난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이 사고가 이미 예정 된 신의 뜻인지 궁금해진다. 그리하여 그는 다섯 사람의 삶을 조사하기로 결심한다. 당시에 리마를 오가던 수천 명의 사람들 가운데 왜 하필 이들만 죽게 되었는지 밝힐 수 있다면 그것이 '순수한 신의 행위’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길이라 믿고 주니퍼 수사는 그들의 살아온 삶을 역추적하여 그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책으로 펴낸다.


정성이 담긴 세련되고 아름다운 문체의 편지를 사랑하는 외동딸 클라라에게 보낸 몬테마요르 후작 부인은 딸을 몹시도 사랑하지만 정작 클라라는 엄마의 지나친 사랑을 못견뎌 엄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백작과 결혼하여 바다 건너 스페인으로 떠난다. 거리 만큼이나 멀어진 딸과의 관계를 대신하여 후작 부인은 일련의 길고 문학적인 편지를 딸에게 보냄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딸의 환심을 사려고 하지만 그조차도 딸은 부담스러워 한다. 모녀지간인 그들은 서로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어긋나기만 한 사랑을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후작 부인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 페피타는 후작부인의 하녀이자 마지막까지의 괴팍한 부인 곁에 남아 있던 충직한 친구다. 그녀는 고아로 수도원에서 자랐으며 그를 길러 준 원장수녀는 점차 나이가 들자 여지껏 해온 일들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페피타를 후작부인 댁으로 들여 보낸다. 페피타와 후작부인, 원장수녀를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의 교류를 엿볼 수 있다. 고아로 성장한 페피타가 겪은 어려움들과 이들의 얽힌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에 관해 생각해 본다. 

 

이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 또 한사람의 청년 에스테반은 자신의 쌍둥이 형제 마누엘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 뒤 알고 지내던 선장의 도움으로 바다로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죽음이라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쌍둥이는 서로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랑의 상처로 죽음에 이른 형제를 보며 인간이란 완벽히 하나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또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같은 시각, 다리를 건너던 '늙은 어릿광대’라 불리던 피오 아저씨라는 문학에 조예가 깊고 위대한 여배우 카밀라 페리콜을 가르치고 후원하여 그녀를 페루에서 가장 뛰어난 여배우가 되도록 하는데 그의 대부분의 인생을 바친 사람이다. 이제 은퇴한 모험가인 그는 페리콜의 아들 하이메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알게해 주기위해 리마로 가던 중이었다. 피오 아저씨와 카밀라, 그녀의 아들 돈 하이메, 이들은 스승과 제자이지만 예술은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되고. 명예와 아름다움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과 맞딱뜨리며 삶의 덧없음을 깨닫는다.


사고를 통해 죽음을 맞이한 다섯 사람의 서로 다른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 할 것이며 다섯 사람의 기억이 지상에서 사라지듯 우리 자신도 한동안 사랑을 받다가 잊힐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괜잖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사랑을 하고 싶은 모든 충동은 그런 충동을 만들어낸 사랑에게 돌아간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땅이 있고 죽은 사람들을 위한 땅이 있으며, 그 둘을 연결하는 다리가 바로 사랑이다. 유일한 생존자이자 유일한 의미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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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 - 그림 형제의 기묘한 이야기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9
그림 형제 지음, 김양미 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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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적 읽던 고전 동화들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착한 마음의 선남선녀이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는 말로써 이야기를 끝맺는다. 예쁜 일러스트와 아담한 크기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딱 딸아이의 취향에 맞아 이미 다 읽은 내용일지라도 한 권 한 권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나 또한 아이들 어릴적 머리맡에서 읽어 주던 때를 새록새록 떠올리며 우렁각시마냥 방주인이 없을 틈을타 새롭게 출간된 고전 동화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엔 그림형제의 동화가 새로운 형식으로 출판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각색한 행복한 결말의 착한 동화에서 벗어나 그림 형제의 원본에 충실한 번역을 선보인다니 기대를 갖고  신데렐라, 백설 공주, 라푼젤, 황금 머리카락,생명의 물, 홀레 할머니 같은 기존에 알고있던 고전 동화동화를 새로 덧붙여진 원전의 내용과 비교하며 마음은 어느덧 상상의 세계로 주인공들을 만나러 간다. 

이 책에는 15편의 아름답고도 섬득한 이야기들은 담고 있어 시종일관 책을 놓을 수 가 없다.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오던 민담을 바탕으로 그림 형제에 의해 쓰여진 동화들은 순화되고 미화시킨 환상의 이야기만은 아니였다. 인간의 욕망이 그대로 담겨있고 죄의 댓가를 참혹하리 만치 혹독하게 치룬다. 때론 잔혹한 장면들도 그대로 싣고있다. 
 
'신데렐라'에서는 왕자님이 무도회에서 한눈에 반한 아가씨를 찾기위해 집집마다 방문하여 남겨진 유리구두 한 짝의 주인공을 가려내고자 한다. 유리 구두에 발을 맞추기위해 딸들에게 발뒤꿈치를 자르고 바가락을 자르도록 시킨 엄마와 신발에 질퍽한 피를 흘리며 신을 신던 신데렐라의 언니들은 마침내는 새에게 눈을 쪼여 장님이 되고야 만다. 공주님의 키스로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된다는 '개구 왕자'의 동화속 왕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공주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추궁하다 공주가 징그럽다고 바닥에 집어던지는 바람에 다시 왕자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니, 왕자는 과연 공주에게 감사하는 마으을 갖고 그녀와 결혼하고 싶을까. 질투의 화신이며 아마도 서양사에 최초의 외모지상주의자인 '백설 공주'의 계모인 왕비는 백설공주를 죽이고자 온갖 방법을 동원하더니 결국 왕자와 백설공주의 결혼식 날, 뜨겁게 달구어진 쇠 신발을 신고 목숨을 잃을 때까지 춤을 추어야 하는 처참한 벌을 받게 된다. 백마를 탄왕자와 궁에 갇힌 답답한 생활이 자연과 더불어 난쟁이들과 하메한 소박한 삶보다 행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책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 그대로 지금껏 알고 있지던 동화속 아름다운 이야기들의 환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어린 시절 백마탄 왕자님을 꿈꾸며 금발의 바비인형처럼 날씬하고 예뻐지길 소원하며 백마탄 왕자님을 만나는 환상에 젖었던 소녀적 상상은 지금은 아련한 추억속 빛바랜 기억에만 자리한다. 아무리 끝이 좀 잔혹하고 섬짓하여도 고전 동화는 여전히 우리들에게 특별한 매력이 있다. 동화속 이야기와 현실의 간격을 확연히 알아버릴 만큼 부쩍 커버린 딸아이도 현실속에 담지 못하는 꿈과 상상을 동화속 세계에서 만큼은 맘껏 펼치길 바란다. 책꽂이에 빼곡히 꽂힌 예쁘고 아담한 책을 한 손에 들고 꺼내 볼 때마다 순수한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한다. 딸의 책꽂이 앞에서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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