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 한국 대표작가 스무 명이 쓰는 개인 가족사, 그 감동과 추억
박완서.안도현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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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추억이 함께하는 가슴 뭉클한 가족이야기 

가족들에 관한 기억은 늘 유쾌하고 즐겁지만은 않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아킬레스건처럼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약점이기도 하고, 후히와 용서의 대상이기도 하고, 때론 아련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이 글은 박완서, 안도현, 이순원, 은미희 등 한국 대표 작가 스무 명이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던 가족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기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가족을 떠올리며 담담하게 써내려간 스무 편의 이야기들은 가족의 의미가 점차 희미해져 가는 이 시대에 부모와 자식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고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가슴 한 켠에 묻어둔 가슴시린 사연 하나쯤 있으리라. 내겐 아버지에 관한 추억이 그러하다. 가슴이 시리다 못해 그리움으로 저릿해지는 세월이 갈수록 잊혀지지 않고 또렷한 추억. 늘 곁에 있어 소홀하고 그 가치와 소중함을 잊고 사는 가족. 아버지는 마냥 내 옆에 계실 줄로만 알았다. 죽음이란게 어느날 문득 오게 된다는 말을 그 때나 지금이나 먼 남의 일처럼 들었더랬다. 제목만 들어도 정겹고 따스한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에서 자가들이 조곤조곤 풀어낸 가슴 뭉클한 추억들을 들어본다.


 

못다 이룬 꿈을 딸이 이루길 바라며 당신의 가치관을 확고히 정해 놓고 그 안을 못벗어나게 단속하셨던 엄마, 내주고 대주기만 하던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며 논밭일로 굵어지고 투박해진 아버지의 손이 떠올리기도 한다. 새벽에 내린 눈위를 고단한 몸을 이끌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출근길에 나서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목련의 계절이면 돌아올 수 없는 아버지 생각이 더 난다는 이. 저녁 늦게 커다란 나뭇동을 이고 오시는 어머니가 그날 밤하늘에 뜬 별 모두를 이고 오는듯 하다던 이, 팔순의 노파가 되어서야 비로소 땅임자가 되었다며 '점순네 정원'이란 피켓이 꽂혀있는 배란다 정원을 정성껏 가꾸시던 엄마 모습을 떠올리는 이. 

 

병상에서도 가족들의 밥상 차림을 걱정하는 노모의 마음, 권위적이지만 그 깊은 속내를 어떻게 표현 할지 모르셨던 아버지, 그런 애틋하고 살가운 모습들이 아버지를 더욱 생각나게 한다. 이 글에 소개된 부모님의 모습이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부모를 생각하면 늘 밀물처럼 후회만이 밀려온다. 받기만하고 잘 해드리진 못한 ㅁ안함과 아쉬움이.

짧은 단편을 모아 놓은 작가들의 가족사를 읽다 보면, 가족이야말로 살아가는 힘이고
가족과 더불어 사는 삶이야 말로 가장 인간답고 아름다운 것임을 절실히 느낀다.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사는 가족. 하지만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아무리 힘들어도 등 돌리지 않고 언제나 내 편이 되주는 가족.

그리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가족.

고맙습니다. 내 가족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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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입니까 사계절 1318 문고 62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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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인간답다 것의 기준은 무엇이며 흔히들 말하는 개같은 인간이란 무슨 근거로 한 이야긴지, 세상에는 개만도 못한 인간들도 많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평소에도 개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고상한 척 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다만 인간같지 않은 사람들을 싸잡아 이야기할때 흔히들 사용하는 욕이기에 가급적 입에 담지 않을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카프카의 ;변신'이 떠오르는건 어절수 없는 일이다. 자다 일어나 보니 벌레로 변한 한 남자의 이야기나 개가 어느 순간 인간으로 변한 이야기'나는 개입니까'는 모두 변신한 주인공을 통해 인간성을 고발하고 인간세계를 인간이 아닌제 삼자자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실랄한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이 작품의 인공은 개다. 아니 사람으로 변한 개를 인간이라 해야하나 여전히 개의 본성을 지녔으니 개라고 보아야 하나? 여전히 헷갈린다. 아무튼 지하배수로에 사는 개들(한 가족)중 막내인 나는 할아버지의 유언과도 같은 '창구'를 보고 싶다던 말로 인해 창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창구의 존재가 인간세상으로 통하는 문, 즉 맨홀뚜껑임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을 인간세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폭력까지 동원하며 막아 보지만 아직은 철없고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충고나 폭력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한 것을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그는 우연히 만난 연분홍 지렁이의 도움으로 인간세상에으로 가게되고 창구 밖으로 나간 순간 그는 인간 소년의 모습으로 변한다.

 

인간세상의 새로움과 신기함은 잠시뿐 배고픔과 냉혹한 현실과 맞딱뜨리게 된다. 그는 인간으로 변했지만 개의 본성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돼지갈비를 좋아하고 달리기를 잘한다. 개들이 그러하듯 신뢰를 주는 사람들에겐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간들에겐 적대감을 드러내고 때론 엉덩이를 물어뜯기도 한다. 점차 인간세상에 익숙해진 그는 세명의 다른 고아들과 그들을 돌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되고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도 가게 된다. 잘못한 일도 없는데 사과해야하고 불의를 뻔히 알면서도 눈감아야하고 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그는 이해할 수없다  그는 여전히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당연한 일일게다. 개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그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리 아름답지도 신기하거나 따뜩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며 집에 두고온 가족들 생각만이 절실할 뿐이다.

  

그가 가족을 버리고 그토록 인간세상에 오고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개에게 일년과도 같은 인간세상의 힌달과 맞바꿔 인간들 조차 관심에서 멀어진 순수함을 같이사는 고아소녀의 눈속에서 보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잃어버린 감정 '순수한 동경'

바로 그것이였다. "그 눈빛에는 나 자신이 인간 세계로 온 것을 영원히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라는 말이 순수함을 지닌 인간보다 더 순수한 개가 인긴이길 바랬던 이유이기도 하다. 

 

연분홍 지렁이는 자신의 삶까지 그에게 주고 떠난다. 과연 연분홍 지렁이의 삶까지 그는 살아낼 수 있을까. 모진 세상에 괴로워하다 죽은 누나나 사람들의 손에 가죽이 벗겨진 아버지의 고통까지 짊어진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짊을 지고 외로이 홀로 떠나는 그의 뒷모습이 내 안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당당히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발걸음에 힘을 싣어 가족들의 몫과 친구의 몫까지 부디 행복하길 바란다. 이제 그는 정말 인간이 되어가는가보다.어두운면도 밝음도 모두 받아들이며 

그래도 인간이 되어서 행복했노라 한 마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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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명쾌한 철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간단 명쾌한 철학 간단 명쾌한 시리즈
고우다 레츠 지음, 이수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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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은 버려라!
소크라테스에서 들뢰즈와 푸코까지, 동,서양의
철학이 이 한 권의 책에 있다.

철학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며 대부분의 철학가들이 옛날 사람들이고 심지에 수 세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을 요즘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지,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상, 역사, 문학, 종교, 과학까지도 철학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기에 모든
학문의 기본이 철학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철학이 꼭 필요하다고들 하며 기업이나 환경단체에서 조차도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깊이있고 폭넓은 철학적 사고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철학에 관해 알아야겠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이 책의 서두 부분을 읽고 철학의 의미가 별것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만만치 않은 분량과 많은 철학가들, 사상에도 불구하고 철학의 흐름을 알고자 큰맘 먹고 첫 장을 넘긴다.

우리는 태어나고, 시간과 함께 죽어가는 존재다. 그러나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은 거의 없다. 다들 그렇게 사는게 당연한 일이며 고민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불안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새삼스레 '나는 왜 사는 걸까?'.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라는 삶의 의미를 묻고는 한다. 이것이 바로 첧학의 시작이란다.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을 의심하고 우리를 둘러싼 외부세계와 우리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이 곧 철학이라니 그동안 철학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됬든 철학을 알기위해선 최소한 철학사에 대표적인 인물들이나 흐름은 알아야 겠지만 그 시작이 쉽지만은 않다. '간단 명쾌한 철학'은 쉽게 철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초보에게 그야말로 적격이란 생각이든다.

만물의 근원을 탐구하며 '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란 명제에 해답을 얻고자 했던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고대 그리스 철학, '그리스도교의 탄생으로 '신의 존재'와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고자 했던 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오컴의 중세 철학, 첧학의 주제가 신에서 인간으로 향하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과학혁명을 이끌어낸  프란시스 베이컨, 데카르트, 파스칼,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홉스, 로크, 루소, 칸트, 피히테, 헤겔,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들이 근대 철학의 꽃을 피웠다.


 

실존주의부터 생소한 기호학, 구조주의에서 제국론까지 정치와 사회 본연의 모습, 타자와 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추구한 니체, 프로이트, 베르그송, 키르케고르, 야스퍼스, 사르트르, 후설, 하이데거, 메를로 퐁티, 소쉬르, 푸코, 데리다, 들뢰즈, 레비나스, 하버마스, 루만, 롤스, 노직, 링기스, 네그리, 하트의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의 전반적인 흐름과 핵심 개념, 절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하어 말 그대로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였다.

게다가 세계의 고통을 제거하고 깨달음을 여는 인도 철학, 결속의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이슬람 철학, 우리에게 익숙한 공자의 사상, 유교, 주자학과 양명학, 마오쩌둥까지의 포함한 중국철학 등 동양 철학까지 아우르며 동,서양의 철학과 역사적 상황등 모든 철학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깊이있는 내용은 담지 못했지만 철학사의 맥을 짚어가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철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해를 돕기위한 삽화와 도표, 핵심 개념 정리 등을 싣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철학을 배울 수 있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도 이 책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철학이 입시공부나 취업을 위해 책상 앞에 앉아 머리 싸매고 하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삶 속에서 질문을 찾아내고 거기에 답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철학은 살아있는 학문이며 철학의 세계에서 답은 하나가 아니라고, 그렇기에 철학은 맞춤 학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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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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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20세기, 백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굳건하게 한자리에서 지키고 있던 '집'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이탈리아의 한 농가를 무대로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 마침내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가의 순환 과정과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사람들의 땀이 베어있고 희노애락이 묻어있는 공간인 그 집을 둘러싸고 벌어진 굵직 굵직한 사건들을 조용히 지켜보던 집이 들려주는 세월이야기다. 세월의 더께 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들어 보자. 

 

그림책이라 하기엔 너무 사실적이고 섬세함에 경탄하며 첫 장을 넘긴다. 실제로 사람과 자연의 변하하는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있어 그곳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가민히 그림에 귀를 기울여 보면 왁짜지껄한 소리,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의 행복한 모습에선 사람들의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아기의 탄생과 세례 받는 그림에서 축복과 기쁨의 소리가 들려온다. 남편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슬픔에 잠긴 부인의 그림에선  우울하고 침울함 마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남편이 아마도 1차 대전중에 전사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존재하고 변해 왔는지, 그 집에 사는 이들의 진짜 삶은 어떠했는지를 장중하고 때론 힘차게, 글과 그림으로 간결하게 보여 주고있다.

 
낡은 집 한 채, 수 만가지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집. 이 낡은 집에선 과연 어떤 사람들이 살았으며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은 그저 돌과 흙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이 살게 되면서 비로소 집이 지닌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 따라 집의 분위기도 바뀌고 집안주인의 취향에 따라 특별한 안락하고 따뜻한 공간이 된다. 

 

아름답고도 간결한 싯구로 그 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짚어가며 집과 사람, 그를둘러싼 자연경관을 섬세하게 담고 있다. 집은 그냥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해마다 변하하는 풍경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뀌는 새로운 자연의 모습과 철따라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다음 장에선 과연 어떻게 변했으며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상상해보고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도 만들어 가며 각자의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던 부분들까지 꾸며가며 읽다보면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여타의 책과는 다른 특별한 재미를 별견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을 마치 숨은그림을 찾듯 뚫어지게 보고 있던 아들녀석은 우물이 펌프로 바뀐 사실과 이이들의 완장에 이탈리아 국기를 발견하기도 하고 전쟁중에 창문이 부서 졌다는 세심한 부분들까지도 읽어 낸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들여다 보다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아파트라는 폐쇄되고 천편일률적으로 디자인된 현대의 공동 주택에는 세월과 함께한 역사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해 내곤 무척 아쉬워 한다. 

 

이 그림책의 집에선 사람사는 냄새도 나고 자연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도 들린다. 가을 밀 수확기엔 들녘이 온통 누렇다. 눈이 소복하게 내린 집은 온통 하얀 색이다. 그 집의 안주인의 장례식에는 비가 내리고 집을 둘러싼 모든 풍경들이 침묵속에 안주인의 죽음을 애도 한다. 

 

1900년에서 1990년까지, 백년의 세월동안 이사, 결혼, 탄생, 죽음, 전쟁, 이별 등 기쁨과 슬픔, 삶의 변화와 살아 숨쉬는 세월을 담은 이 책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볼 수 있고, 보는 이들에 따라 수만가지의 이야기로 재탄생 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 집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테고 내일의 일들이 더해져 하나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 그 집이 여전히 당당하게 서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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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 박완서 외 9인 소설집
박완서 외 지음 / 예감출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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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사랑이야기, 각양각색의 여러가지 사랑은 참으로 애절하기도 하고 픗픗한 풀내음이 나기도 하고 때론 고통으로 가득차기도 회한으로 남기도 한다. 분륜의 사랑도 있고 동성간의 사랑도 있고 심지어 사이버상의 사랑까지도 있으니 사랑을 섣불리 정의할 수 없으며 다양한 사랑의 종류 만큼이나 사랑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관점도 여러가지일 게다.

 

박완서, 이남희, 유덕희 등 여성작가 10인이 사랑을 주제로 공동 집필한 '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를 펴냈다. 10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글을 한꺼번에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며 더더군다나 같은 주제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제시대 시대를 배경으로한 박완서의 '그여자네 집'은 사랑하는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란 픗픗한 연인의 이야기다. 하지만 일제의 징용과 정신대로 인해 생이별하게 되는 애절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유춘강의'러브 레터'에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얼굴도 한번 본적 없는 사람과의 애틋한 사이버상의 사랑을 그리도 있다. 유덕희의 '엄마는 베네치아로 떠났다'에서는 남편과 아들마저도 매정하게 버리고 연하의 연인을 잊지못하여 그와 동반 자살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아들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김정희의 '바람 부는 날은 우체국 가는 길'에서는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변변히 못하고 우체국을 배회하며 부질없이 공중전화만 들었다 놨다하는 현대인의 공허한 사랑의 감정을 여과 없이 담담하고 들려준다. 지금처럼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 부스는 늘 연인들의 사랑의 속삭임의 은밀한 장소요 기다림의 장소이기도 했는데...

 

아버지의 분륜으로 평생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두 여인, 서로 증오하는 사이지만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기막힌 사연을 통해 권혜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사랑 방식을 이야기 한다. 때로 사랑할 수 없는 것도 사랑해야 하고 때로 용서할 수 없는 것도 용서해야 하며 때로 증오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특히 영화'정혜'의 원작인 우애령의‘정혜’에서는 어린시절 친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그 상처로 인해 사랑도 결혼도 실패하고 사람에대한 불신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정혜, 그녀의 과거와 새로운 사랑을 찾게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그녀가 세상에 한 발짝 다가서길 바란다. 이젠 더이상 고통받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중년 남녀의 분륜이나 50대의 동성애를 그린 금지된 사랑 이야기, 의사의 오진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게된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까지. 사람들은 저마다 사랑한다고 착각하며 사는 것은 아니냐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사랑 할 수 있는지, 진정한 사랑이 과연 가능하기나 하냐고 우리에게 되려 묻기도 하고 사랑은 아름답지 만은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사랑을 만나 보았다. 사랑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수반하기도 하고 때론  따스함과 설레임으로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처럼 극과 극의 이중적 감정을 지닌 것이 사랑 이외에 또 있을까? . 사랑은 슬프고 때론 처참하고 초라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애틋하고 가슴 저미는 사랑도 있다. 어떤이는 사랑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사랑은 호르몬 분비에 의한 화학적 반응일 뿐이라 말하기도 한다. 사랑은 소소한 일상처럼 슬며시 다가오기도 하고 폭풍처럼 격정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이 주는 고통을 잊게 해주는 것 또한 새로운 사랑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정의나 장단점을 논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고 또 살만하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그녀들이 이 글을 통해 우리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 한 마디에 담았음을 알 수 있다. 사랑에 절망하고 고통받을지라도 여전히 사랑하러 가겠노라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우리도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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