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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 박완서 외 9인 소설집
박완서 외 지음 / 예감출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여성 작가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사랑이야기, 각양각색의 여러가지 사랑은 참으로 애절하기도 하고 픗픗한 풀내음이 나기도 하고 때론 고통으로 가득차기도 회한으로 남기도 한다. 분륜의 사랑도 있고 동성간의 사랑도 있고 심지어 사이버상의 사랑까지도 있으니 사랑을 섣불리 정의할 수 없으며 다양한 사랑의 종류 만큼이나 사랑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관점도 여러가지일 게다.
박완서, 이남희, 유덕희 등 여성작가 10인이 사랑을 주제로 공동 집필한 '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를 펴냈다. 10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글을 한꺼번에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며 더더군다나 같은 주제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제시대 시대를 배경으로한 박완서의 '그여자네 집'은 사랑하는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란 픗픗한 연인의 이야기다. 하지만 일제의 징용과 정신대로 인해 생이별하게 되는 애절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유춘강의'러브 레터'에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얼굴도 한번 본적 없는 사람과의 애틋한 사이버상의 사랑을 그리도 있다. 유덕희의 '엄마는 베네치아로 떠났다'에서는 남편과 아들마저도 매정하게 버리고 연하의 연인을 잊지못하여 그와 동반 자살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아들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김정희의 '바람 부는 날은 우체국 가는 길'에서는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변변히 못하고 우체국을 배회하며 부질없이 공중전화만 들었다 놨다하는 현대인의 공허한 사랑의 감정을 여과 없이 담담하고 들려준다. 지금처럼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 부스는 늘 연인들의 사랑의 속삭임의 은밀한 장소요 기다림의 장소이기도 했는데...
아버지의 분륜으로 평생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두 여인, 서로 증오하는 사이지만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기막힌 사연을 통해 권혜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사랑 방식을 이야기 한다. 때로 사랑할 수 없는 것도 사랑해야 하고 때로 용서할 수 없는 것도 용서해야 하며 때로 증오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특히 영화'정혜'의 원작인 우애령의‘정혜’에서는 어린시절 친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그 상처로 인해 사랑도 결혼도 실패하고 사람에대한 불신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정혜, 그녀의 과거와 새로운 사랑을 찾게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그녀가 세상에 한 발짝 다가서길 바란다. 이젠 더이상 고통받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중년 남녀의 분륜이나 50대의 동성애를 그린 금지된 사랑 이야기, 의사의 오진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게된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까지. 사람들은 저마다 사랑한다고 착각하며 사는 것은 아니냐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사랑 할 수 있는지, 진정한 사랑이 과연 가능하기나 하냐고 우리에게 되려 묻기도 하고 사랑은 아름답지 만은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사랑을 만나 보았다. 사랑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수반하기도 하고 때론 따스함과 설레임으로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처럼 극과 극의 이중적 감정을 지닌 것이 사랑 이외에 또 있을까? . 사랑은 슬프고 때론 처참하고 초라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애틋하고 가슴 저미는 사랑도 있다. 어떤이는 사랑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사랑은 호르몬 분비에 의한 화학적 반응일 뿐이라 말하기도 한다. 사랑은 소소한 일상처럼 슬며시 다가오기도 하고 폭풍처럼 격정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이 주는 고통을 잊게 해주는 것 또한 새로운 사랑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정의나 장단점을 논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고 또 살만하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그녀들이 이 글을 통해 우리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 한 마디에 담았음을 알 수 있다. 사랑에 절망하고 고통받을지라도 여전히 사랑하러 가겠노라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우리도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