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연주자 김보미가 써내려간 한 예술가의 내밀한 여정인 도서는 단순한 음악 에세이가 아닌, 한 사람이 어떻게 음악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과 관계 맺으며,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표현의 영역을 개척해왔는지를 담은 치열한 기록이다. 익숙한 음악의 언어가 아닌, 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감각에 뿌리를 둔 성찰이 도서 전반에 걸쳐 흐른다.
김보미는 국악이라는 전통성과 포스트록이라는 현대성을 가로지르는 음악가이다. 하지만 그는 어느 한 편에도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실험하며, 질문을 던진다. 어린 시절 해금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세계 무대에서 연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늘 ‘왜’라는 물음을 붙들고 있다. 왜 이 악기였는지, 왜 이 소리를 내야 하는지, 어떻게 이 음악이 가능했는지를 그는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그 질문들이 쌓여 음악이 되었고, 이번엔 그 음악이 글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