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는 단지 여행지 정보를 전하려는 실용서가 아닌 정보와 감정이 고르게 어우러진, 한 도시를 향한 성찰에 가깝다. 광저우라는 도시를 전시물처럼 보여주는 대신,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소개하며, 우리가 사는 곳 역시 누군가에겐 낯선 여행지가 될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 그 안에는 도시의 역사, 사람들의 표정, 시간의 결이 모두 스며들어 있다.
읽는 내내 느린 걸음이 권장된다. 급하게 훑을 것이 아니라, 한 장면씩 머물며 함께 숨 쉬는 느낌으로 읽어야 비로소 도서가 품고 있는 따뜻한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광저우라는 도시는 결국, 그곳을 걷고 바라보고 사랑한 이의 시선 속에서 비로소 제 빛을 드러낸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일은, 저자의 시선을 빌려 광저우를, 그리고 어쩌면 우리 자신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