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북캘린더를 보니 오늘이 권정생선생님 사망 5주년을 맞는 날이다. 선생의 그림책 <강아지똥>은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국민그림책이다,라고 말해도 의의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열심히 읽어주었고 애니로 아이들과 티비를 통해 많이 보았으니.

 

선생의 말년에는 인세가 해마다 1억이 넘게 들어왔다. 다른 작가들은 그 돈으로 땅 좀 사서 시세차익 좀 남기거나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쌓인 그림같은 집 짓고 사는데(비난조로 읽었다면 전혀 아니다. 누구나 다 그런 욕망은 있지 않나. 돈을 있을 경우 제일하고 싶은 일이라는 상식선에서 썼다. 나도 해마다 그런 돈 들어오면 땅사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 짓고 살 것이다) 보탰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돈을 전부 아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그리고 그가 만족해하면 살던 집은,

 

 

 

이런 궁상맞은 방한칸 짜리 집이었다. 어떤 기자는 선생의 기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선생의 기부하는 마음이야말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썼다..

 

나는 책욕심이 무지 많은 사람이라 책뿐만 아니라 서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권정생 선생의 저 서재겸 기거하셨던 한칸짜리 방을 보고 책욕심과 더불어 서재로망을 버리기로 했다. 죽으면 다 싸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멋진 서재와 책만 쌓아놓으면 뭐하나 싶어서......이제 그 로망과 오래되어 낡은 책 다 쓰레기통에다 갖다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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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르 2012-05-17 15:16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이 쓰신 이 글은,
책 욕심이 많은 저에게도 어떤 깨달음을 줍니다.
읽지 않은 책이 수두룩 쌓여 있는데,신간에 기웃거리는 자신이 부끄럽네요.ㅠ
마지막 사진이 너무 강렬하군요.
추천!

기억의집 2012-05-17 15:47   좋아요 0 | URL
휴, 저도 읽지도 않고 수두록 쌓아 놓고
신간 기웃거리며 장바구니에 담고....하루의 반복적인 일상입니다.
이제 책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새 손목아지는 마우스를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신간쪽으로...햐아~
죽겠어요.

숲노래 2012-05-17 17:04   좋아요 0 | URL
알라딘중고샵 말고 동네헌책방에 기부하셔요~ ^^

즐겁게 읽고
또는 즐겁게 쌓아 두다가
즐겁게 기부하면 되지요~

기억의집 2012-05-17 17:30   좋아요 0 | URL
된장님 저의 동네는 이제 헌책방이 없어요. 흑흑.
네~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서 파는 책도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기부하려고요. 동네 도서관 알아보려고 해요.

마녀고양이 2012-05-17 19:55   좋아요 0 | URL
얼마 전에 어느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이 문구 봤거든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란 문구요, 저도 작성해보고 싶었는데
기억의집님께서 같은 문구로 하셨네요, 아마 우연이겠지만 신기해서요...

권정생 선생님은 책을 저렇게 쌓아놓으셨군요... 와....
참 이쁜 책이죠, 강아지 똥, 슬프고 이쁘고,

기억의집 2012-05-18 14:07   좋아요 0 | URL
저 말은 뭐 찾다가 읽은 동아일보 기자가 했던 말이에요.

저는 아주 많이 권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감정이 메마른 편이어서 그림책이나 동화라도 작가의 감정이 은근 깊숙히 들어간 작품은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워낙 권선생님 작품은 국민그림책이라서...미국의 닥터 수스의 작품을 잘 모르면서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하고 똑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