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에게 굽신거리는, 굴욕 외교에 열 받아 독립 운동가의 고장 안동을 다녀왔습니다. 즉흥적인 결정이었지만, 평소 유튜브 이동형 티비를 즐겨 보며 이작가가 안동이 독립 운동가의 고장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던 터라 고민 없이 독립 운동의 본거장 안동으로 가 삼일절의 의미와 우리 독립 운동가의 활동을 고취하자는 맘으로 안동으로 출발했죠.

안동하면 무조건 임청각이 목적이었어요. 석주 이상룡 선생이 독립 운동을 하기 위해 이 한옥 고택을 팔고 그 자금을 가지고 만주로 떠나기 전, 그 집에서 일하던 노비들에게 노비문서를 나눠주며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선언했던 그 장소를 방문해 석주 이상룡 선생의 일제 강점기때를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저 이야기는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에피소드로 소개되었다고 하더군요. 드라마를 보지 않아 어떻게 풀어냈는지 모르겠지먄, 미스터 선샤인에서는 안동 독립운동가들의 두 개의 일화가 소개 되었어요. 하나는 임청각의 석주 이상룡 선생 일화와 또 하나는 파락호 김용환 선생의 일화가 소개 되었는데, 김용환 선생의 경우 노름에 미쳐 자기 전재산을 날려 먹고 심지어 딸의 처가에서 장롱 사러고 보내준 돈조차 노름으로 날려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많이 돈이(오늘날로 수백억원이라는) 우리의 독립 운동 자금을 대기 위해 노름으로 워장한 체 가문에서는 노름꾼으로 전 재산을 날린 인물로 기억돼다가 후에 독립운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밝혀진 경우라고 하더군요. 김용환 선생의 따님이 아버지를 대신 해 무공 훈장까지 받으셨다고 그 때 따님이 아버님 생각하며 쓴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라는 글에도 잘 나와 있듯 김용환은 안동 일대에서 집안을 풍비박산 낼 인물로 알려진 독립운동가입니다.

이런 안동의 독립 운동의 역사를 안고 임청각을 향했습니다만, 안동에 도착하자 마자 간 임청각은 공사중이었어요. 얼마나 허망하던지.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 고산정이라도 갈까 하다가 이황의 도산서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임청각도 16세기에 지어진 한옥인데, 도산서원도 16세기에 지어졌더군요. 16세기면 오백년 역사를 간직한 것인데, 웅장하고 오밀조밀하게 잘 지어진 기숙사 학원이라는 점입니다. 실제 규모를 보면 짓는 당시 공사비가 만만치 않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멋진 건물이었습니다. 한옥의 모든 구조와 특징이 전부 다 들어 있어서 한옥의 건축 역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는 오히려 자주 가는 창경궁이나 경북궁보다 더 인상적이고 한 눈에 보는 웅장함이 있어서 도산 서원 몇 번이고 방문하고 싶더군요. 이황의 후손인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기념관과 이황의 고택도 방문했는데, 도산서원과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어서 아니, 이 길을 어떻게 왔다갔다 했지?? 싶었어요. 그 때는 길도 흙길이고 수목이 울창했을텐데 말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기념하기 위해 청포도 와인 구매했어요.

몇 곳을 더 들리고 저녁에는 안동가옥이라는 안동의 한옥에서 운영하는 수제맥주집까지 방문하고 숙소로 돌아왔어요. 숙소가 안동의 중앙시장에 위치해서 안동에서 유명한 맘모스 빵집도 방문했는데, 진짜 빵 맛있었어요. 시그니처인 크림빵은 담백하면서 쫄깃해서 왜 시그니처인지 알겠더군요. 서울보다 빵값도 싸고 푸짐하게 사 들고 왔어요. 저는 빵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어딜 가도 빵은 잘 안 먹는데, 맘모스빵집 맛집입니다.

일요일 아침 차가 막힐까 서둘러 서울로 향했어요. 다음달 출근하려면 몇시간이라도 푹 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아침의 텅빈 고속 도로를 바라보며 안동이 지방 도시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활기차고 독립 운동 고장으로 관광 활성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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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3-04-12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장이라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싶군요. 이러다 애국지사들께서 지켜온 나라를 거덜 낼 판입니다.

기억의집 2023-04-12 20:53   좋아요 1 | URL
지금 경기침체가 장난 아닌데.. 어딜 가나 텅텅 비어서 사람들이 없어요. 경제에 신경써야 하는데 지근 엉뚱한 짓만 하니 답답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3-04-12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동이 독립 운동가의 고장이었군요?
그저 선비 마을이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미스터 선샤인 드라마를 보긴 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도산 서원은 저도 다녀왔었어요. 그것도 오래 전이라...그래도 그 단아한 풍경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네요.
독립 운동가들의 흔적을 돌아보며 왠지 기분이 더 울적하셨을 것 같아요.ㅜ
안동 찜닭 먹었던 곳이 중앙시장이었던가? 전 또 옆길로 샜습니다만...
다음 달에 출근하시나요?
보름 여동안 재충전 하셔야겠네요^^

기억의집 2023-04-12 21:03   좋아요 2 | URL
저도 안동이 보수적이고 해서 저도 그런 줄 알었는데 이이제이 독립운동가들 들으면서 안동이 독립 운동가들이 많이 활약한 곳이더라구요. 감동적이었어요. 맞어요. 중앙시장!! 안동찜닭 먹었는데, 갈비 거리에서 갈비도 먹고.. 즐거웠는데 거리가 주말임에도 너무 한적해서 지방 소멸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진짜 무거웠어요. 임청각 공사 끝나면 한번 더 가보려 생각하고 있어요!!
나무님 착각하시는 것 같어요. 전 출근보다 알바 다녀서.. 주 이틀 다녀요. ㅎㅎ 사장님이 좋은 분이셔서 힘들어도 잘 다니고 있어요. 목금 알바 이틀이라 크게 부담은 없지만 이 나이에 육체 노동 하려니 힘은 드네요. 저녁 식사 하셨나요!! 저는 엄마네 갔다오고 밥해서 먹고 이이제이 듣고 이제야 북플 들어왔네요!! 편한 밤 되삼!!

책읽는나무 2023-04-12 21:19   좋아요 0 | URL
안동이나 대구 지역이나 보수적인 지역들이 알고 보면 독립운동 근원지였다고 하더군요.
대구도 국채보상운동이 직접 일어난 곳이어 도화선이 되었단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회사 출근이 아니셨군요?
글에서 다음 달 출근이라고 적으셔서 취직하신 줄 알았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이틀이어도 피곤이 쌓이면 안되니까요.
아까 저녁은 간단하게 먹었어요.
요즘은 애들이 석식까지 먹고 오니까, 혼자서 대충 챙겨먹게 되네요.

일찍 주무셔야겠네요? 내일이 벌써 목요일이네요?
푹 주무시길 바랍니다^^

기억의집 2023-04-12 21:25   좋아요 3 | URL
아 남편이 월욜 출근이라 .. 서둘러 왔어요. ㅎㅎ역시 여행은 아줌마들끼리 가야 재밌는 것 같아요. ㅎㅎㅎ 대구도 흔히 말하는 빨갱이 색출 작업한다고 할 때 의심 받는 사람들이 골짜기로 들어가서 그때 생긴 말이 골로 간다라는 말이라더라고요. 그 이후 대구가 완전 보수로 변한 거라고.. 이이제이에서 들었어요. 저는 요즘 길 다니면서 이이제이 예전 방송 들으면서 다니는데 일제 강점기 시절의 독립 운동가에 대한 역사 귀로 듣다보니 안동도 궁금하고 그렇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3-04-12 21:26   좋아요 1 | URL
골로 간다.....아 그 뜻이었나요?ㅋㅋㅋㅋ

기억의집 2023-04-12 21:27   좋아요 2 | URL
네~ 골로 간다가 대구에서 연유된 말이더라고요!! ㅎㅎ

얄라알라 2023-04-1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골로 간다...함부로 쓰고 싶지도 않은 말이었는데 기억의집님 설명 듣고 나니 더욱 조심스러워지네요

기억의집 2023-04-17 19:52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댓글 지금에야 봤어요~ ㅎㅎㅎ 저도 골로 간다는 말의 의미를 듣고 저 말이 웃기자고 할 말이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대구나 경상도가 이승만 정권 이후 왜 보수화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말이더라고요. 지금에서 생각하면 안타깝고 속상하면서도 한편으로 답딥한 말입니다…

2023-04-17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7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7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3-05-08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가 하도 두꺼워서, 와,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자신을 의심하다가 프랑크 바움부터 검색하던 중, 기억의집 님꼐서 올려주신 평전 리뷰, 큰 도움 얻고 갑니다. 그 포스팅에는 댓글을 바로 올릴 수가 없기에 여기에 감사 인사 남겨요^^ 기억의집님.

기억의집 2023-05-08 20:25   좋아요 1 | URL
아 얄랴님~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페이퍼일 것 같은데 도움이 되셨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바움을 다시 보게 된 평전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바움 평전 아직도 파는군요. 꽤 오래전에 읽었지만 바움이 여성 참정권 운동에 관한 건 진짜 잊지 못할 거예요!! 멋진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