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신간 서적을 훑어보다가 조현병과 관련된 책이 나왔길래, 최근에 읽은 닐 슈빈의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가 떠 올랐다.

이번 닐 슈빈 책은 그 전의 책들, 내 안의 물고기나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 보다는 훨씬 어려워서 읽는데 애 먹었다. 내안의 물고기가 제일 유머스럽고 그나마 가볍게 읽을 수 있었는데, 책을 낼수록 작가의 유머는 사라지고 저자의 연구 분야에 대한 진지함은 더 깊어졌다.

(내 뇌피셜이긴 하지만, 대체로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웃음이나 유머 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신경학에서 조현병의 발병과 진행 과정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모르겠지만, 조현병은 대체로 사춘기 10대 시절에 발병하는데, 약을 먹으면 조현병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때로 우리는 조현병 환자들의 사건을 접하긴 하지만, 그런 건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은 조용하고 아무일 없이 우리와 일상을 공유한다. 일부의 사건으로 그들을 폭력적이거나 사건의 주역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닐 슈빈의 이번 책에 의하면,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아크 유전자가 있다. 쥐 실험에서 아크 유전자는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데, 아크 유전자가 없앤 쥐는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다. 치즈가 중앙에 놓인 미로에 넣으면 길을 찾긴 하지만 다음날 길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상적인 쥐는 길을 기억한다. 인간에게 아크 유전자에 돌연 변이가 일어나면 알츠하이머병부터 조현병까지 광범위한 퇴행성 신경 질환이 생긴다고 한다.

아크유전자의 문제가 조현병을 발병할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아크 유전자는 어떤 유전자일까? 이 유전자만 잘 알면 조현병도 미래에는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닐까?

아크 연구진들은 아크의 내부가 HIV 바이러스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아크유전자는 어류를 제외한 육지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으며 3억 7500만년 전 모든 육생 동물 공통 조상의 게놈에 바이러스가 침입 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숙주 게놈에 놀러 앉아 우리의 기억 형성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닐 슈빈은 게놈은 끊임없이 내부에서 투쟁이 일어나고 게놈에 침투한 외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를 탈취해 자신의 사본을 만들어 우리 내부 기관에 점핑해 끼어들어 기억과 같은 기능을 만든다고 말한다.

언젠가 우리 미래에는 신경분야의 발달, 혹은 dna 생물학의 발달로 조현병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래서 조현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치료의 장이 열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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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4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럴수도 있지만 유머도 총량의 법칙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젊어서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이 늙어서 나타나기도하고 그반대이기도 하고. 암튼 유머감각도 자꾸 개발시켜줘야지 안 그러면 퇴화되는 것 같아요.ㅋ
저는 최근에 아는 분이 파킨슨병에 걸리셔서 좀 놀랐어요. 그래도 밝으신 분이라 오히려 위로를 받게되는데 파킨슨병도 치료의 길이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

기억의집 2022-09-14 10:28   좋아요 3 | URL
ㅋㅋ 유머도 총량의 법칙을 무시 못 하는군요. 유머도 기질이라..저는 나이 들어서도 유머 감각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근데 가만히 보면 생활에 여유가 있으면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요. 여튼 저 분 참 글 재밌게 썼는데 이번 신작은 어렵네요.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파킨슨병도 진행이 덜 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이 들어 건강하게 죽을때까지는 내가 내 몸을 통제할 수 있기를.. 누구나 다 바라는 거겠죠

청아 2022-09-14 1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현병, 치매 없는 세상은 어떨지 저도 궁금하네요^^* 진화에 관한 책은 한번도 안읽어봤는데 유머스럽다하시니<내 안의 물고기>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뉴스를통해 우리나라 연구소에서 암에관한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던데 현실에 적용되기까진 시간이 꽤 오래 걸리겠죠?

기억의집 2022-09-14 15:12   좋아요 2 | URL
우리의 미래는 질병 없는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많이 완화 되는 세상이요~ 닐 슈빈의 내 안의 물고기는 입담도 좋았어요. 재밌에 읽었는데.. 점점 연구 분야가 진지해지네요. 암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 찾아 봐야겠어요. 실용화 되면 좋겠어요. 저는 연구자들에게 그에 응당한 댓가를 받기를 바래요 진짜… 방금 엄마네서 뉴스 보니 장 뤽 고다르감독 영면하셨네요…. 이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 다 가네요….

청아 2022-09-14 15:07   좋아요 1 | URL
궁금하실것 같아 검색해보고 찾았어요.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예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았다는데 노벨상도 타고 상용화되어서 암 환자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해방되길 바랍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20416313418425

기억의집 2022-09-14 15:11   좋아요 2 | URL
와우,,굉장하네요. 완전 노벨상감인데요. 상용화 되서 빨리 암치료에 적용되었으면 .. 대한민국이 어느 분야든 날아다니네요!!

mini74 2022-09-14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매관련 잘못된 논문으로 완전 다른 방향으로 연구하느라 돈과 시간을 날렸다는 기사를 본 거 같아요 ㅠㅠ 조현병도 치매도 정말 무서운 병 ㅠㅠ그나저나 유전자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요. 처음 발견한 사람? 아크유전자 하니까 아이언맨 아크원자로 먼저 떠올린 ㅎㅎㅎ

기억의집 2022-09-14 15:40   좋아요 2 | URL
연구 방향을 잘 못 잡으면 시간과 노력, 열정이 허비되는 것 같아요. 너무 안됐다. 다시 연구하려면 힘들고.. 주변 연구자들의 시선도 힘들겠어요… 아크에 대한 명명은 따로 설명이 없었어요. 아크가 바이러스 침투해서 숙주몸에 자리 잡은 케이스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눌러 앉아 기능적인 역활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알면 알수록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