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작년에 사서 읽을 때만해도 앞부분만 읽고 실패했었다. 이번에 책정리하다가 표지가 눈에 띄게 이뻐 앞부분 훑어보는데, 초입부 글이 너무 익숙해서 이 책을 읽었나? 싶었다.
그러나 아무이 생각해 봐도 완독했는데, 이 책 존재에 대해 이렇게 까먹을 수 있을까 싶어 끝까지 읽어보니 읽다가 재미 없어 그만 둔 책이었다.
초반부에서 음식 소개와 음식을 하는 과정이 특별나지 않어서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었는데, 이 책 은근 갈수록 재밌어진다. 읽으면 읽을수록 푸드 스토리텔러로써의 진면목이 보인다고 할까.
작가 소개에도 있지만, 미국에서 정보문헌학을 공부하다가 자신의 서재에 꽂혀 있는 음식관련 서적을 보고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음식으로 전향했다는 작가가 음식 레시피를 만드는 과정이 도 닦는 과정처럼 느릿느릿 전개된다.
이 대목(레시피 과정대로 조리 하는 것)들이 작년에는 지루함을 줬을까 아니면 서양 음식 레시피라 낯설어서 이 책을 포기했던 것일까, 올해 다시 저 대목들을 읽는데 작가가 음식을 알아가는 과정이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서 부담이 없었다. 나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더라고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이렇게 느리지만 뭔가 만드는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 도전해 보고 싶었을 정도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부엌에서 천천히 요리하면서 요리에 얽힌 재미난 일화나 유래를 듣는 것 같은 재미도 있고, 푸드 스토리텔러로써 재미난 음식 리뷰와 요리에 관한 썰을 재밌게 풀어나갈 것 같은 예견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확신하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작가의 목적은 셰프가 아니고 요리에 대해 재밌게 설명할 수 있는 푸드스토리텔러임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