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작년에 사서 읽을 때만해도 앞부분만 읽고 실패했었다. 이번에 책정리하다가 표지가 눈에 띄게 이뻐 앞부분 훑어보는데, 초입부 글이 너무 익숙해서 이 책을 읽었나? 싶었다.

그러나 아무이 생각해 봐도 완독했는데, 이 책 존재에 대해 이렇게 까먹을 수 있을까 싶어 끝까지 읽어보니 읽다가 재미 없어 그만 둔 책이었다.

초반부에서 음식 소개와 음식을 하는 과정이 특별나지 않어서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었는데, 이 책 은근 갈수록 재밌어진다. 읽으면 읽을수록 푸드 스토리텔러로써의 진면목이 보인다고 할까.

작가 소개에도 있지만, 미국에서 정보문헌학을 공부하다가 자신의 서재에 꽂혀 있는 음식관련 서적을 보고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음식으로 전향했다는 작가가 음식 레시피를 만드는 과정이 도 닦는 과정처럼 느릿느릿 전개된다.

이 대목(레시피 과정대로 조리 하는 것)들이 작년에는 지루함을 줬을까 아니면 서양 음식 레시피라 낯설어서 이 책을 포기했던 것일까, 올해 다시 저 대목들을 읽는데 작가가 음식을 알아가는 과정이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서 부담이 없었다. 나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더라고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이렇게 느리지만 뭔가 만드는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 도전해 보고 싶었을 정도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부엌에서 천천히 요리하면서 요리에 얽힌 재미난 일화나 유래를 듣는 것 같은 재미도 있고, 푸드 스토리텔러로써 재미난 음식 리뷰와 요리에 관한 썰을 재밌게 풀어나갈 것 같은 예견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확신하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작가의 목적은 셰프가 아니고 요리에 대해 재밌게 설명할 수 있는 푸드스토리텔러임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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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0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표지가 너무 이쁘네요. 담아갑니다.
저도 읽었던가 이 책을? 그러는 책들 있어요
사두곤 잊어먹기도 하고요. 분명히 꽂혀 있는데 말이죠.

기억의집 2022-09-06 10:48   좋아요 1 | URL
실제로 보면 색이 더 이뻐요. 아마 추측컨데.. 저 책 부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사지 않었을까 싶어요. 저 어릴 땐 부엌은 지금과 다르게 딸렸다라느 표현이 맞을 정도로 집 한칸에 딸려 있는데 바닥도 깊어서 엄마 옆에 있었던 기억이 짧게 나요. 부엌의 느낌이 좋아 구매했는데 작가의 글도 좋네요. 진짜 내갸 이런 책을 샀나 싶은 책들이 넘쳐납니다. 그래도 책주문을 멈출 수 없으니…

stella.K 2022-09-0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이 있죠. 처음부터 좋은 책인줄 알고 읽는 것 보다 훨씬 스릴이라고 매력적.
요리는 하는데만 최소 한 시간. 먹어주는데는 10분.
정말 가성비 거의 바닥인 활동 아닌가 생각해요. 하는 과정을 즐기던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다는 맘이없으면 정말 거의 미친 짓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저도 읽으면 좋을까요? ㅋ

기억의집 2022-09-06 10:55   좋아요 0 | URL
전 예전에 갈비탕 삼계탕 다 집에서 오랜 시간 끓여 해 먹고 그랬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음식이 진짜 시간 대비 가성비 꽝이죠. 요즘은 집에서 뭘해도 밖에서 사는 게 더 싸게 먹혀 탕은 사게 되는데.. 먹는 거 한순간이죠!! 이 작가분 여전히 푸드스토리텔러로 활동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이 책이 완전 100퍼 서양음식레시피예요. 그래서 전 작년에는 흥미가 떨어졌던 게 아닐까 싶어요. 올해 다시 시도했을 때는 뭔가 새롭고 재미있네요!!

서니데이 2022-09-0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된 책들은 원서가 가진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살짝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먹어본 음식이라거나 아는 거리가 아니면 피상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잘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기억의집 2022-09-07 21: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이 책이 서양음식이라 거리감이 있었어요. 저의 세대만 해도 서양음식에 대한 이해도도 그렇고 추억이 없거든요. 그래서 1장 읽고 더 이상 안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는데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새로 보이면서 재밌게 읽었어요. 음식은 거의 서양음식이라… 낯섭니다~ 서니님도 굿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