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나라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인스타 팔로우 하는데, 이번에 그림책을 출간 했다. 인스타에 꾸준히 그림이 올라오는 분인데, 그림이 다정하다. 그 다정함은 일상의 매력을 뿜뿜 터트리며 기록한다. 색도 어찌나 이쁘게 잘 표현하는지. 그리고 작가만의 그림체를 가지고 있다. 이런 재능의 작가가 인스타에만 남기는 아깝다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이 드디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인스타에 그림을 올리는 이 분을 처음 알게 된 곳은 인스타가 아닌 브런치였다.
브런치 초창기(16년인지 확실하지 않지만)에 글 잘 쓰는 분들이 많아서 나는 브런치 열혈 독자였다. 그 때 가장 좋아하고 흥미롭게 읽던 작가가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쓰던 최혜진 작가였다. 이번에는 누구를 인터뷰 했을까? 기다리며 읽었던 작가였을 정도로 브런치 초창기에 일반인 작가들은 탑급이었다(최혜진 작가가 탑중 탑으로 기억되기는 한다).
여튼 브런치 읽다가 우연히 한 그림을 보는데, 능소화가 핀 담장앞에 있는 소녀를 그린 그림이었다. 아 그 때 뭐랄까? 딱히 화려하거나 기법이 독특한 것도 아닌데, 능소화의 색과 일상의 그림이 한눈에 확 들어왔다. 소녀의 표정이 안 보여서 얼굴 표현에 서투나? 아니면 우리가 상상해야할 자리인가? 등 엉뚱하고 생뚱 맞는 생각과 함께 능소화의 색과 소녀의 원피스 색이 여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계기로 인스타까지 찾아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스타에 그림을 올리는 것을 보고 다른 그림들도 맘에 들어 팔로우 했던 것 같다.(수 년을 팔로우하고 업데이트하는 그림들을 봤지만 한번도 댓글을 남기지 않은 조용한 독자였다).
그렇게 지켜 보고 있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책이라는 이력이 세상에 나오니, 조용한 독자인 내가 더 들뜬다. 미리보기로 앞페이지 이미지들을 넘기니 여전히 세상에 대한, 사물에 대한 다정함이 넘쳐 난다. 이 그림책 속의 글을 엄마의 목소리로 듣고 그림을 보는 아이들은 행복할 것 같다.
그림책을 쓴 작가님과 그림을 담당한 작가분을 응원하며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 셀러 그림책이 되기를 바래본다. 테레사그림책방에 이 그림책을 구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