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코로나와 잠수복 단편집은 유쾌한 상상력의 모음글이라고 할 수 있다. 히데오의 작품 경향은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 어둡고 사회비판적인,특히 빈부에 대한 격렬한 분노와 아픔을 담은 장편들과 유쾌하면서도 살짝 비튼 소시민의 삶을 이야기 하는 단편들이다. (남쪽으로 튀어,의 경우 장편이지만 유머스럽고 경쾌한 소년의 성장 소설도 있긴 하다만,유쾌함 뒤에는 가난에 대한 희화가 깔려 있다).
여튼, 이번 신간 단편집은 작가 특유의 가볍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좀 특이한 건, 오쿠다 히데오가 영적인 소재는 건드린 적이 없는데(있나요?), 이번 단편은 유령 이야기가 나온다. 읽으면서 수십년 전에 본 환상특급이 생각 난다. 환상 특급이 환상적이고 기발난 상상적 아이디어를 짧은 시간 안에 보여 준 단편 미드였는데, 이번 히데오의 단편이 그런 느낌의 단편들이었다. 영을 다뤄도 미쓰다 신조처럼 으시시한 분위기이거나 음침하지 않는 귀엽고 씨익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